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 지났다. 명절은 우리 명절인데, 언제부터인가 차례상에 외국산 농산물이 오르는 것이 거의 당연시 되고 있다. 농산물도 상품인 만큼 소비자들이 값싼 것을 선호한 결과라고 가볍게 넘길 수 있지만, 이러다간 우리 농산물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우려는 그냥 넘길 수 없다.『쌀농사 위주로는 소득이 오르지 않는다. 농공단지는 실패했고 농산물시장은 전면 개방된 상태다. 때문에 수출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농산물 수출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효계 농림부장관이 8월6일 취임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농림부는 2004년 50억달러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 최대 농산물 수입국인 일본과 인접해 수출여건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출 유망 농산물은 어떤 것이 있을까. 김치 등 몇가지를 제외하고는 얼른 떠오르는 품목이 없다. 가격과 품질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농산물이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 올들어 8월말까지의 농산물 수출액은 11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감소했다.
한국을 대표했던 인삼류는 중국산에 밀리고 있고, 선인장도 비슷한 처지로 추락하고 있다. 김치와 돼지고기가 수출이 잘 되고 있는데, 돼지고기는 대만에서 발생한 돼지에 치명적인 질병인 구제역 덕택을 많이 본 것이어서 김치정도만 명색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김치업체간의 경쟁 심화 등이 문제(농수산물유통공사 지적)여서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마디로 대표선수가 없는 것이다.
이제는 공산품 뿐아니라 농산물도 수출만이 살 길인 시대가 왔다. 수입자유화로 인해 안에서 잃은 것을 수출로 밖에서 회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신토불이」를 내세우며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다각적인 수출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추석 차례상에는 더 많은 외국산 농산물이 오르고 대신 우리 농촌은 더욱 빈약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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