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말 마일스 데이비스 전자음향 도입 ‘일대사건’/70∼80년대 퓨전그룹은 마일스교의 사도들60년대말, 마일스 데이비스가 전자음향을 최초로 재즈에 도입했던 일은 재즈사의 일대사건이자 엄청난 충격이었다. 어느 누구도 록(rock)을 거부할 수 없게 된 시대. 그 시절 거물 게리 멀리건이 냈던 앨범제목만으로도 그같은 곤혹스런 사정을 잘 읽을 수 있다. 「깨부수지 못할 바에야, 끼어 들어라(If You Can’t Beat Them, Join Them)」.
우리 시대로 오기까지, 재즈가 맨 처음 감내해야 했던 결정은 차라리 체념에 가까운 것이었다. 반항녀 재니스 조플린과 음유시인 「더 버즈(The Byrds)」, 그들이 일궈 놓은 견고한 아성에 재즈는 아사 직전이었다.
재즈에 들이닥쳤던 최대의 고민은 재즈냐 록이냐의 양자택일이었다. 마치 1930년대말, 재즈가 재즈(밥)냐 댄스뮤직(스윙)이냐라는 기로에 섰던 것과 꼭 같았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재즈의 진정한 부활점이기도 했다. 이제 재즈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역시 데이비스였다. 재즈에 저지른 「대역」을 깨닫게 된 그는 삶을 아예 포기해 버린 사람처럼, 80년까지 섹스와 마약의 구렁에 허우적댔다. 그러나 언론사상 미증유의 관심이 쏟아졌던 81년 링컨센터의 「쿨 재즈(Kool Jazz) 페스티벌」에서의 재기에 이어 「스타 피플」 「드코이」 「너는 체포됐다」 「투투」 등을 잇달아 발표, 세인을 놀라게 했다.
70, 80년대 재즈의 흐름을 장악했던 것은 데이비스의 이념을 이어 받은 뮤지션들이다. 조 자비눌과 웨인 쇼터의 「웨더 리포트」, 토니 윌리엄스의 「라이프타임」, 존 매클로플린의 「마하비시누 오케스트라」, 칙 코리어의 「리턴 투 포에버」 등 퓨전그룹을 빼고서는 우리 시대를 이야기할 수 없다.
마이크 스턴(43·기타), 존 스코필드(46·기타), 밥 버그(48·색소폰), 팻 메스니(43·기타), 칙 코리어(56·피아노), 장 뤽 퐁티(55·전자 바이올린),데이비드 샌본(52·색소폰), 조지 벤슨(52·기타), 그로버 워싱턴(52·색소폰), 스탠리 조던(38·기타), 케니 고렐릭(40·색소폰) 등은 그들이 원하든 원하지않든 마일스교의 사도들이다.<장병욱 기자>장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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