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와 각정당들에 대한 여론조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새 국가 지도자를 선택할 국민이나 또 집권을 목표로 한 후보와 정당들 모두에게 있어 여론의 진짜 얼굴과 흐름을 바르게 파악한다는 것은 사뭇 중요한 일이어서 여론조사에 각별한 관심을 쏟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근래의 여론조사가 국가와 민주주의 발전 차원에서 선거전반에 대한 여론파악보다 지나치게 후보와 정당에 대한 등수나 순위조사에만 치중하는 듯해 자칫 선거분위기를 왜곡내지 오도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민의―여론의 정확한 측정과 확인은 민주주의 발전과 올바른 국가경영과 함수관계에 있다. 때문에 여론조사는 민주정치확립의 핵심적인 기능의 하나로서 그 의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문제는 여론의 참모습을 어떻게 찾아내는가에 열쇠가 있다. 여론은 민주발전과 국가경영에 중요한 기준이 되지만 경계해야 할 함정 역시 만만치 않은 것이다.
어떻든 87년 대선때부터 도입된 여론조사는 오늘에 와서 활기를 띠면서 선거의 핵심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여론조사의 생명은 두말할 것도 없이 타당성과 신뢰성이다. 바로 「정확성」이다. 조사대상을 무작위표본 추출법에 의거, 공정하고 보편성있게 고르고 설문내용도 답변자들이 솔직하게 회답할 수 있게 객관성있고 명확하게 작성해야 한다. 질문 순서에 따라 조사의 공정성이 흔들릴 여지가 있다. 조사도 우송, 전화통화, 직접 면접에 따라 공정성에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며 나중 조사결과를 어떻게 정리하는가도 숙제로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문제점을 바탕으로 여론조사의 의의와 중요성을 크게 평가하면서도 오늘의 대다수 여론조사의 방향과 공정성 객관성에대해 때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한마디로 요즘의 대다수 여론조사는 후보와 정당들의 인기도와 선호도조사에 경쟁적으로 치중하여 그에 따른 부작용과 후유증이 우려된다. 후보와 당들도 지지도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모습은 어이가 없다. 국민들로서는 대선 관련 여론조사가 정책비교 등 투표에 참고되는 자료제공 대신 마치 「금주의 인기가수·인기가요 순위」를 나타내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해주고 있는 것이다.
대선은 국가최고 통치권자를 뽑는 일인 만큼 당연히 집권철학과 구체적인 국가경영의 실천방향 등에 관한 정책·공약의 타당성과 합리성 측정이 여론조사의 주가 돼야 하고 그에 따라 후보의 인기와 신뢰도 조사는 종이 돼야 한다. 그렇게 해서 조사의 목적은 유권자들에게 정확한 판단자료를 제시하는 일이 돼야 마땅하다. 인기도 조사에만 치중할 경우 무작정 남이 하니까 따라가는 식의 여론조사의 역기능이 초래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정당과 후보들 역시 인기조사에 일희일비하기보다 무게있게 깊이있는 정책개발로서, 치열한 정책 경쟁으로 심판을 받는다는 자세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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