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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약 판금’이 주는 교훈(해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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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약 판금’이 주는 교훈(해외사설)

입력
199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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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9월17일자최근 정부가 가장 인기가 높은 다이어트약 두가지에 대해 판매금지조치를 취한 것은 중요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비록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전성과 효과에 대해 승인을 받았다하더라도 어떤 약이든 장기간 복용하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우도 FDA가 병적인 비만증 환자에게만 사용을 허가했다. 그러나 무분별한 의사와 다이어트 센터들이 살빼는데 효과가 있다면 아무 약이나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마구잡이로 팔아왔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번에 판매금지된 폰디민과 레둑스라는 이름의 다이어트약은 모두 식욕을 억제하는 펜플루라민, 덱스펜플루라민이라는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또 여기에다 열량소비를 높이는 성분을 가진 펜터민이라는 물질을 섞어 만든 복합다이어트약인 펜펜은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폰디민의 경우 지난 73년 단기 복용용으로만 승인이 났고 레둑스는 75년 개발됐으나 폐질환과 뇌손상을 가져올지 모른다는 우려때문에 의학계의 논란끝에 96년에야 FDA의 판매승인이 떨어졌다. 그러다가 최근들어 이 약품들이 심장판막에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90명의 심장병환자가 다이어트약을 장기복용해왔다는 사실도 드러났고 또 장기복용자의 30%가량이 비록 심장질환의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않았어도 심장판막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FDA는 약품승인과정을 신속히 처리하라는 압력을 도처에서 받고 있다. 특히 개발단계에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약품에 대해서는 환자들의 성화가 극심한게 현실이다. 이번 다이어트약의 경우에 이같은 압력이 얼마나 승인과정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기술적으로 진보했다고 알려진 FDA의 약품안전성 조사에 의문을 던졌다.

이번 경우 FDA는 병적 비만에만 단기사용을 전제로 판매승인을 했지만 일단 승인이 난 이상 어떤 환자에게 얼마만큼의 약을 처방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의사에게 달려있다. 이제 위험성을 외면하고 효과가 있다면 무조건 약물을 장기복용하는 일반인들이나, 그들의 요구에 편승해 약을 팔아온 사람들 모두 자신의 무분별함을 되돌아볼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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