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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통합 전문 미 UTA 김영구 사장(코리안 캐러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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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통합 전문 미 UTA 김영구 사장(코리안 캐러밴)

입력
199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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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12년만에 매출 1억불/미 행정부 전산화 주역미국의 언론들이 지난 10여년동안 급성장한 중소기업을 소개할 때면 항상 빠지지 않는 한국계 기업이 있다. 워싱턴 근교 알링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컴퓨터 시스템통합 전문기업 유티에이(UTA). 이 기업의 성장사는 미국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화려하다.

지난 85년 직원 3명에 자본금 5만달러로 시작한 UTA는 현재 직원 750명, 미전역과 해외에 18개의 지사를 거느린 덩치 큰 기업으로 성장했다. 사업 첫해 제로였던 매출이 금년에는 6,000만달러로 늘어났다. 자회사들의 매출액까지 합치면 1억달러를 넘는다.

이 회사 사장 김영구(50)씨는 한국에서 컴퓨터 전문가로 일하다 72년 미국으로 이민온 엔지니어출신. 컴퓨터라는 이름자체가 낯설던 60년대 말부터 미군부대의 컴퓨터실에서 근무한 경력이 김사장을 첨단산업의 선두주자로 만드는 밑거름이 됐다.

김사장의 성공비결은 다른 기업들의 일반적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성실과 기술력이다. 이민후 컴퓨터회사에 근무하면서 미국정부의 각종 용역에 참여했던 김사장은 10여년만에 미행정부 전산화의 최고전문가로 자리를 굳혔다.

UTA의 고객을 살펴보면 김사장이 어느 정도 미국사회에 파고들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 상무부 농무부 교육부 법무부 노동부 등 일반행정부는 물론 국방부 육군 해군 등 안보분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여기에 공개할 수 없는 일급비밀의 업무도 적지 않다는 게 김사장의 설명이다.

물론 UTA가 초고속성장 기업으로 미국내 각종 상을 휩쓸기까지 김사장에게 위기가 없었던 것만은 아니다. 회사설립 첫해 사업실적이 전혀 없다는 이유로 계약을 따내지 못했을 때는 직원들 월급을 조달하느라 곤욕을 치렀고 무거운 007가방을 들고 미전역을 발로 뛰어다니는 바람에 오른쪽 어깨가 탈골되는 고통도 겪었다.

그의 경영방식은 미국회사치고는 독특하다. 어찌보면 한국식이다. 김사장은 직원들이 가정에 대한 걱정이 없어야 회사일을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또 직원들의 재교육이 회사의 자산이라는 신념도 갖고 있다. 예컨대 김사장은 지난해 1월 미 행정부가 의회의 예산처리문제로 업무를 중단했을 때 정부용역에 참여했던 직원들의 급여를 모두 지급했다. 회사내에는 정부공인 교육기관도 설립했다. 이 때문인지 컴퓨터기업의 일반적 현상과는 달리 UTA에는 직원들의 이동이 많지 않다.

「선산 김씨 36대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김사장은 따로 영어이름을 갖고 있지 않다. 이민전 잠시 이란에서 파견근무할 때 만난 미국인 부인도 이제는 사실상 한국인이 됐다. 신혼때부터 시부모를 모시고 살았고 미국음식보다는 김치찌개를 잘 만든다.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라서면서 김사장은 한국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첨단기술산업밖에 없다고 강조한 김사장은 『이제는 고국에 무언가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워싱턴=정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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