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는 곳 많지만 갈곳은 마땅치 않아여야를 넘나드는 「선택의 정치」를 표방해온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상임대표 김원기)가 기로에 섰다.
통추는 20일께 지지후보를 최종 결정하기 위한 상임집행위를 연다. 통추는 늦어도 10월초까지는 결정을 마무리하고 선거전에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통추의 구성원들은 현단계에서 사실상 모든 대선후보에게 문을 열어 놓고 있는 상태다. 김대표 등은 여야 각 진영과의 접촉을 거듭해 왔지만 어느진영을 파트너로 결정할지는 논의한 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통추가 선택할 수 있는 진로중 조순 민주당총재와의 연대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조총재가 통추측을 소외시킨 채 이기택 전 민주당총재와 손을 잡은 데 대한 앙금이 사라지지 않은데다 독자후보로서의 당선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신한국당쪽에서는 통추와 접촉을 긴밀히 하고 있다는 여러얘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통추쪽 상황은 이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통추의 원혜영 대변인은 『이회창 신한국당대표를 지지할 가능성도 많지 않다』면서 『이대표와의 제휴는 명분은 물론 실리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볼 때 통추의 선택은 몇가지로 압축돼 있는 상태다. 이인제 경기지사의 출마를 계기로 국민후보 추대운동과 제3세력의 결집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이지사와 조순 총재, 그리고 신한국당 민주계를 총망라한 국민정당을 출범시키자는 얘기가 내부에서 설득력있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세력결집을 위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게 통추의 고민이다.
정권교체를 명분으로 내세워 김대중 국민회의총재를 지지하자는 방안도 의미있게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통추에는 완강한 「반DJ론자」들이 있어 이 경우 상당한 수의 이탈을 각오해야 한다. 내부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통추에 참가한 이른바 「스타군단」이 각각 연고를 찾아 여러 진영에 흩어지는 경우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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