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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통화위기,미일 나서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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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통화위기,미일 나서야(사설)

입력
199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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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의 통화위기는 1차적으로 당사국들에 책임이 있지만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일본 등이 이 지역의 통화대란 수습에 뒷짐을 지어 온 것에 대해 당혹감을 갖는다. 특히 동남아지역과는 방대한 투자와 교역 등 미국을 훨씬 능가하는 특수한 경제관계를 갖고 있는 일본이 동남아의 통화격동 문제타결에 미온적 자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지나치게 이기적인 행동인 것 같다.미국이 94년 멕시코 통화위기 때와는 달리 동남아국가연합(ASEAN)국가들의 통화위기에 직접 개입지 않은 것은 이해관계와 지리적 관계가 멕시코만큼 크고 깊지 않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가 있다. 그러나 아시아의 「경제대국」으로 쟁점이 제기될 때마다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엔화 경제권을 운운해 온 일본이 방관자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대해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5개국은 「신생시장」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 왔던 신생고도 성장국가. 이번 통화대란이 대폭적인 통화절하, 개발계획의 축소, 금융기관 및 체제의 정비, 대규모 긴축 등 고통스런 경제구조 재조정을 불가피하게 하고 있다. 인위적인 고환율의 유지, 지나친 외자 의존, 과열 경기에 따른 거품 경제 등은 어느 때이건 개선돼야 하는 것이나 동남아 경제들은 지나치게 큰 대가를 지불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 것이 유감이다.

미국과 일본이 적극적으로 시장개입에 나섰으면 보다 적은 대가로 끝맺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인위적으로 고가로 유지되는 통화는 자본시장을 통해 올바르게 재조정된다고 하나 자본시장은 정책 당국의 의지·국제지원의 강도 등 심리적 요인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되는 만큼 불안과 고통을 크게 덜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제 오는 19일 방콕에서 아셈(아시아·유럽)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23∼25일 사이에 홍콩에서 세계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IBRD) 연례총회가 열려 세계 각국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어서 오는 27일에는 역시 홍콩에서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가 열린다.

아시안국가들은 이번 기회를 이용, 자본자유화의 시기를 늦추는 동시에 통화투기를 억제하는 제도적 장치를 제안할 것이라고 한다. IMF도 국제적 통화 투기로 엄청난 통화시장 혼란과 막대한 경제적 희생을 치르고 있는 이들 동남아 국가들의 제안을 호의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이들 국가의 통화시장 안정을 위한 직접적인 지원은 IMF가 주도하고 아시아지역 국가들이 대거 분담한 대태국지원금 172억달러 뿐이다.

일본은 이 지원금에 40억달러 밖에 출연하지 않았다. 미국은 한푼도 내놓지 않았다. IMF와 IBRD가 미국에 의해 주도된다고는 하지만 미국이 보다 직접적으로 지원에 나서 주고 또한 일본이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동남아의 통화위기 극복은 보다 용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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