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35.2% 득표 그쳐 총리사임할듯86년이후 장기집권해 온 토르비외른 야글란트 총리의 노동당 정권이 15일 치러진 노르웨이 총선으로 벼랑끝 위기를 맞고 있다.
4년전인 93년 총선에서 불과 36.9%의 지지도(67석)로 소수정권을 유지해 온 집권 노동당이 이번 선거에서는 이보다도 낮은 35.2%, 65석의 지지를 얻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야글란트 총리는 『만약 지난 선거보다도 못한 지지를 얻을 경우 총리직을 사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어 특별한 「돌발상황」이 없는한 총리사임 및 정권교체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노르웨이 국회(스토팅) 165개 의석을 새로 뽑는 이번 총선은 집권 노동당의 지지도 하락과 함께 보수당 중앙당의 대패, 진보당의 눈부신 약진으로 요약될 수 있다. 만년 제2당이던 보수당이 23석으로 5석을 더 잃었고 기독교국민당 자유당과 함께 중도연합을 구성했던 중앙당은 8%의 지지도로 현 32개 의석에서 11석의 군소정당으로 추락했다. 반면 진보당은 15.3%의 지지를 획득, 93년 선거(6.3%)보다 두배이상 약진하며 제2당으로 급부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선거의 최대 쟁점은 석유특별기금의 처리방법이었다. 지난 10년간 집권 노동당은 북해에서 쏟아져 나오는 석유덕분에 노르웨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을만큼 완벽한 경제번영을 일궈냈다. 야글란트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원유고갈과 경기과열을 대비, 석유기금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주장했으나 사회보장 확대를 요구하는 민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올해 100억 달러로 예상되는 북해산 원유수입을 사회복지를 위해 대거 지출할 것을 선거공약으로 내세운 진보당이 약진할 수 있었던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노르웨이 정가에서는 야글란트 총리가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10월13일 이후 사임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또 야글란트 총리가 지목한 중도연합의 키엘 마그네 본데비크 기독교국민당 원내총무가 차기총리로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42석(26.2%)을 얻는데 그친 중도연합도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 못지않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에 과연 이들이 소수 연정을 제대로 꾸려갈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일부서는 중앙당 보수당의 몰락, 진보당의 상승기류가 맞물려 연정해체가 불가피하며 「대안부재론」으로 야글란트 총리가 재등장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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