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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놓아 부른 “아버지­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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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놓아 부른 “아버지­어머니”

입력
1997.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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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 할머니,한복입고 차례지낸뒤 산소 성묘/조카­손자들 함께 풍성하고 훈훈한 한가위「훈할머니」 이남이(72)씨가 55년만에 꿈에도 그리던 고향에서 혈육들과 함께 포근하고 풍성한 한가위를 맞았다.

훈할머니는 13일 렉 시나(27) 렉 잔니(19) 렉 시눈(17)양 등 3명의 외손녀와 함께 경북 경산시 계양동에 있는 올케 조선애(63)씨 집에 도착, 어릴 때 맛봤던 추석정취를 조카 손자들과 함께 만끽했다.

추석연휴 첫날인 14일 이의근 경북도지사가 훈할머니를 찾아와 털스웨터를 선물했고 최희욱 경산시장과 강석정 합천군수, 주민들도 찾아와 격려했다.

훈할머니는 이날 세 손녀를 데리고 조카며느리와 함께 시장에 찾아가 차례상에 올릴 제수를 구입한뒤 식구들과 둘러앉아 송편을 빚고 나물을 다듬으며 옛 기억을 되살렸다.

훈할머니는 추석날 내내 즐거운 표정으로 송편 등 음식이름까지 또렷하게 따라 부르는 등 망각한 우리말을 빠르게 되찾아 갔다.

훈할머니는 추석날인 16일 상오 한복을 차려입고 남동생(태숙·92년 사망) 차례를 지낸 뒤 하오에는 경북 칠곡군 동명면 가천리 현대공원에 있는 남동생 묘소에 성묘했다.

훈할머니는 이어 17일 장조카 이상윤(38)씨 등과 함께 경남 합천군 가회면 외사리 동생 순이(61)씨 집으로 가 아버지묘소에 성묘했다. 훈할머니는 아버지 묘소에 엎드려 『아버지 어머니』를 목놓아 불렀다.<합천=이동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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