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EBS,방송 정상화부터(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EBS,방송 정상화부터(사설)

입력
1997.09.18 00:00
0 0

위성과외방송 개시 3일후부터 시작된 교육방송(EBS) 노동조합 파업이 18일로 4주째 접어든다. 파업의 장기화로 생방송과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결방되고 지난해나 올 상반기에 나갔던 프로중 20∼30%가 재방송되는 등 시청자에게 피해가 돌아오고 있다. 노사 양측의 주장은 추석연휴를 넘기면서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파업의 책임은 일차적으로 노사 양측에 있으나 더 큰 피해를 막으려면 EBS의 주무당국인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번 파업은 교육부가 국민의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근무조건이 열악한 EBS에 위성과외방송이라는 짐을 맡긴 데서 비롯된 것이므로 교육부는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번 파업은 출발부터 장기화가 예견됐다. 노조는 사측이 안정적 재정대책 마련과 자체수익금 일부의 사용재량권, 공사화 등 위상재정립, 인력충원, 청사일원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해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위성과외방송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90년 12월 KBS로부터 분리돼 나온 EBS는 현재 스튜디오가 있는 본원 건물외에 인근 상가를 임대해 사무실로 쓰고 있으며 주차장에 컨테이너 8동을 설치, 야외촬영팀과 주조요원 사무실로 사용하는 등 근무조건이 매우 열악하다.

사측은 인력문제는 외주제작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재정문제는 올해 예산이 95년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어날 만큼 안정적으로 돼 가고 있으나, 노조가 20% 임금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수용하기가 힘들다고 맞서고 있다. 사측은 또 위성과외방송의 80%가 외주제작되었기 때문에 아직은 정상적으로 방영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으나 파업 장기화로 모든 프로그램제작과 방영이 부실해질 것은 자명하다.

EBS의 위성과외방송은 출발당시부터 과외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육부가 과외방송을 실시한다는 모순 등에서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일단 시작하자 많은 호응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이는 취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이 얼마나 과외비 부담을 느끼고 있는가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EBS위성과외를 같이 방송하고 있는 케이블TV 가입이 크게 늘었다. 또한 인문계 고교 중 78.9%가 학생들에게 위성과외방송을 직접 보거나 녹화해 시청토록 하고 있으며 대도시 보다는 지방 읍·면에서 더 적극적인 것으로 보도되었다.

EBS의 평균 시청률은 그다지 높지 않으나 교양프로를 선호하는 일부계층의 관심은 두터웠으며, 기왕 시작한 위성과외방송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기대는 또다시 부풀어 있다. EBS 노조는 더 이상 방송을 볼모로 하지 말고 정상화부터 해야 한다. 사측은 중단기 대책마련 등 성실하고 인내심 있는 자세로 노조와의 협상에 임해 일반 시청자와 학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파업에 큰 원인을 제공한 교육부 또한 차제에 EBS의 위상과 경영문제에 대해 철저하게 검토하는 등 주무기관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