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 경기지사가 13일 독자출마를 선언하며 던진 첫마디는 「정치의 명예혁명」이었다. 망국적 지역주의와 부패한 구시대 정치를 타파하고 파행적인 정치제도와 질서를 미래지향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그는 이같은 소명을 완수하기 위해 탈당과 독자출마를 결심했으며 그 첫출발은 자신이 기수가 되는 세대교체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잠시 2년전으로 되돌아가 보자. 당시 경기지사선거에 출마한 이인제씨는 경쟁자였던 임사빈씨가 경선결과에 불복해 탈당, 독자출마를 선언하자 『서부극에서 악당들이 목숨걸고 싸울때도 뒤에서 총을 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반민주주의적 행위에 대해 인간적 배신감을 느낀다』고도 했다. 이지사가 탈당을 하건 출마를 하건 그것은 자유의사에 속한다.
그러나 이지사는 이 시점에서 2년전 상황을 상기하며 몇가지 분명히 설명해야 할 대목이 있다. 이중 하나는 이지사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민주정치 철학에 관한 견해이다. 왜냐하면 이지사가 말한 「정치명예혁명」은 그 화려한 수사에도 불구, 엄연히 교과서적 민주정치제도의 기본원칙을 정면 부정하는 형태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사의 독자결행은 다수결의 원칙에 승복하는 민주적 절차에 대한 일종의 「모반」이다. 스스로 민주주의의 정도를 가겠다고 외치면서 신세대의 참신한 정치 청사진을 펼쳐보이던 이지사가 왜 구시대정치의 표본적 행태를 그대로 답습, 감행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꼭 필요한 것이다. 자신이 선보인 이 앞뒤 맞지않는 정치행태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전제돼야만 그의 출사표가 「명예혁명」인지 아닌지 국민이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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