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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칼날도 녹인 눈물겨운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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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칼날도 녹인 눈물겨운 부정

입력
1997.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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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총련 탈퇴” 대자보 붙이며 간곡한 학생 설득/성균관대 학생회장 구속취소 석방 “추석선물”구속된 아들이 눈물겨운 부정으로 추석을 앞두고 가족의 품에 돌아왔다. 서울지검 공안2부(신건수 부장검사)는 13일 성균관대 총학생회장 정기철(22)씨의 구속을 취소하고 석방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제5기 한총련을 구성하고 폭력시위를 주도해 국가보안법위반 등 혐의로 8월 구속됐다.

정씨의 아버지 정춘섭(50)씨는 학교로 달려갔다. 교정에는 한총련 탈퇴여부를 묻는 투표를 앞두고 「한총련을 사수하자」는 대자보가 휘날리고 있었다. 성대가 한총련에서 탈퇴하면 아들의 죄가 가벼워 질 것으로 생각한 아버지는 학생회 간부들을 만나 호소했으나 그들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아버지는 일반 학생들을 직접 설득하기로 하고 장문의 대자보를 써붙였다. 『한총련 사수를 주장하는 학생의 부모들은 살얼음 위를 걷는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총련이 그리도 중요합니까. 저같은 부모가 다시 있어서는 안됩니다』 자식이 구속된 아버지가 학업에 열중하는 학생들을 바라보는 심정을 진솔하게 이어갔다. 뿐만아니라 회사일을 중단하고 하루종일 지하철 혜화역에서 대학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고 학생들에게 부모의 심정을 전했다.

성대생들은 9월8∼10일 진행된 투표에서 64%의 찬성으로 한총련 탈퇴를 결정했다. 검찰도 아버지의 정성과 성대의 한총련 탈퇴를 감안, 정씨를 가정으로 돌려보냈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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