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 새 이슈 추가 판세재편/「불복」보는 여론향배가 일차관건/막판연대 정계개편 가능성 고조이인제 경기지사의 대선출마는 「97 대선」을 혼미하게 만드는 일대 변란을 의미한다. 외형상 5자구도로 대선구도를 변화시켰을 뿐 아니라 대선의 판세, 성격까지 뒤바꾸고 있다. 기존의 선거 가설, 통념도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특히 5자구도는 필연적으로 정파간 연대를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또 이지사가 창당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대선전 정치구도의 부분적 재편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이지사의 출마로 이번 대선은 여야대결로 치러진 과거 대선과는 달리 여야, 여여, 야야의 대결이 얽히고 설키는 무차별적인 경쟁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신한국당이 13일 이지사를 「배덕자」 「민주주의의 배신자」라는 격한 표현으로 비난한 반면 야권은 비교적 진중한 반응을 보인데서도 전선의 다기화를 읽을 수 있다.
아울러 「정권교체냐, 정권재창출이냐」는 여야개념의 대선 이슈에 세대교체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쟁점이 부가되게 됐다.
대선의 본질, 성격이 변질된 만큼 판세도 엄청난 영향을 받게 됐다. 이지사가 대중성 있는 여권성향의 인사이기 때문에 일단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우선적인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 제3의 세력론으로 승부하려는 민주당 조순 총재도 이지사의 대안론으로 타격을 받게 됐다.
한국일보 여론조사(13일자 보도)에서도 이지사 출마시, 이회창 대표 지지자의 22.5%, 조순 총재 지지자의 31.3%, 자민련 김종필 총재 지지자의 19.2%, 김대중 총재 지지자의 11.1%가 이지사 지지로 선회할 것으로 분석된 바 있다. 본보 여론조사를 비롯, 대다수 조사에서 이지사의 출현은 이회창―김대중이라는 양강구도를 김대중―이회창―이인제라는 구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지사가 경선불복의 비난여론으로 하락세로 돌아설 수도 있으나 역으로 세대교체론의 바람을 탈 수도 있다. 지지도 하락의 경우에도 20% 내외의 지지도를 유지하면 이지사의 파괴력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게 중론이다.
이지사는 판세의 평면적인 변화만을 촉발시키는게 아니라 정계구도를 뒤흔들 수도 있다. 5자구도의 속성상, 막판에 선두그룹 2∼3명이 하위그룹 2∼3명을 끌어들이는 연대가 전개될 개연성도 있다. 또한 이지사의 신당창당이 여권의 분열, 야권의 세력재편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이지사의 출마는 규모가 크든 작든간에 대선전 정계개편을 촉발시킬 전망이며, 이 개편은 대선판세를 예측하기 힘들게 하는 막판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이영성 기자>이영성>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