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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특수/송태권(특파원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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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특수/송태권(특파원 리포트)

입력
199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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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 영국왕세자비의 최후 행적이 담긴 프랑스 파리의 현장들이 벌써 관광명소가 됐다. 승용차 사고가 난 센강변의 알마다리밑 터널과 리츠호텔 등 다이애나가 마지막 발자취를 남긴 비운의 현장들이 국내외 관광객들로 연일 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외국인 단체관광객을 실은 버스투어의 경우 지난달 31일밤 다이애나의 벤츠 승용차가 파파라초들에게 쫓기며 질주했던 리츠호텔-콩코드광장-알마다리 터널의 2㎞코스를 그대로 답습하는 신종 관광루트까지 생겼다. 관광객들마다 『다이애나 코스를 달려보자』고 아우성이어서 자연스럽게 이같은 코스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관광버스들이 터널내 13번째 기둥(충돌장소)을 확인하려는 관광객들을 위해 서행을 하는 바람에 교통흐름에 지장을 주고 있을 정도다. 그런가 하면 도보 관광객들은 충돌자국만 희미하게 남아있는 터널내 기둥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겠다고 자동차 전용도로에 마구 뛰어드는 바람에 다이애나 사고이후 터널입구 양쪽에 배치된 경찰관들이 애를 먹고 있다.

또 다이애나가 사고직전까지 머물렀던 리츠호텔앞 방돔광장에도 인파가 몰려들어 원래 이 광장의 명물인 오스테리츠 전승 기념탑은 안중에 없고 당시 상황을 더듬어 보느라 저마다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모습들이다. 심지어는 다이애나와 애인 도디 알 파예드가 당초 저녁식사 예약을 했다가 취소한 퐁피두센터 부근의 레스토랑 브누아 까지도 명소로 떠올라 열흘앞까지 식사 예약이 만료될 만큼 만원을 이루고 있다.

이처럼 「다이애나 관광특수」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파리시 당국은 다이애나의 승용차가 마지막으로 달렸던 도로의 명칭을 「다이애나의 길」로 개명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다이애나의 불행한 현장들은 또하나의 관광상품이 되어 버렸다. 그가 숨을 거두기전에 신음하며 외쳤다는 『제발 나 혼자 내버려둬』라는 애원마저 공허하게 만드는 진풍경들이다.<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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