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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빈 장관/정재룡 사회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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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빈 장관/정재룡 사회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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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쉴 힘이 없다』 인종과 지역과 종파에 관계없이 지고지순한 큰사랑을 남긴 테레사 수녀의 마지막 말이다. 테레사 수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최후까지 있는 힘을 다했다. 다이애나가 남긴 마지막 말은 『날 좀 내버려둬』였다고 외신이 전한다. 그도 음지의 사람들에게 상당한 노력을 할애했다.두사람의 죽음을 새삼스럽게 얘기하는 것은 그들의 사후에 벌어지고 있는 일들 때문이다. 테레사 수녀가 숨지자 세계는 『그를 잃음으로써 더욱 가난해졌다』고 말했다. 더불어 사는 삶, 이웃을 뒤돌아 보는 삶을 실천한 그를 기리는 말이다. 다이애나를 추모하는 기금이 10억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가난한 이웃을 위해 쓰일 것이다. 동양적 사고방식으로 그가 절제가 부족한 여자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서양인들은 사랑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추석연휴가 시작됐다. 올해 추석은 을씨년스럽다. 경기침체가 가져온 실직, 취업전쟁, 도움의 발길끊긴 불우이웃시설 등, 들리는 소식마다 마음을 아프게 한다. 지지리도 못살았던 우리의 옛날 추석은 마음만은 풍성했다. 아이들은 모처럼 누덕누덕 기운 옷을 벗고 새옷을 입었다. 「조상들의 음덕」으로 배불리 먹었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른들을 찾아뵙고 덕담도 귀담아 들었다. 요즘은 어떤가. 물질의 풍요속에 인간성이 황폐화하고 있다. 박초롱초롱빛나리(8)양은 끝내 우리들에게 주검으로 돌아왔다. 범인들중 검거된 20대 여자는 임신 8개월의 「예비엄마」였다는 사실에 몸서리를 치게 된다. 할 말이 없다. 아이들에게 해줄 말이 없다.

귀성길에 화두가 될만한 일화를 소개한다. 현직인 모장관이 부모님을 모시고 살던 젊은 시절 집에서 기르던 개앞에 무릎을 꿇고 『제발 짖지 말라』고 빌고 또 빌었다. 그는 술을 마신 날이면 항상 담을 넘어 들어갔다. 그러나 그날은 너무 취했던지 평소 꼬리를 치며 반기던 개가 계속 으르렁거리자 급한김에 무릎을 꿇었다. 그는 개가 계속 으르렁거리는 소리에 잠을 깨 나온 여동생에게 『제발 부모님께는 말하지 말라』고 또 애원해야 했다.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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