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추모특집으로 꾸민 근착 뉴스 위크지(15일자) 표지사진이 인상적이다. 입을 굳게 다물고 고개 숙인 윌리엄 왕자와 터질 것 같은 울음을 삼키고 있는 해리 왕자의 원망어린 시선이 15세, 12세 소년의 엄마 잃은 슬픔을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들은 할머니 엘리자베스 여왕과 아버지 찰스 왕세자의 엄명에 따라 장례식동안 한방울의 눈물도 보이지 않았지만 영혼이 빠져 나간 것 같은 어린 두 왕자의 공허한 눈빛이 보는 이의 가슴을 찢었다고 현장보도들은 전했다. 이처럼 영국인의 관심은 이제 윈저가의 왕통을 이을 윌리엄 왕자에게 쏠리고 있다. ◆장례식 다음날 「다음 영국왕에 누가 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의 여론조사 결과 윌리엄이 72%, 찰스 왕세자가 21%로 나타났다. 아들의 인기가 아버지보다 무려 3.5배나 높은 것이다. 그것은 다이애나를 내쫓은 밉살스런 남편 찰스와 완고한 왕실에 대한 대중의 반감일 수도 있다. ◆아니면 소년왕자의 애처로운 모습이 영국인의 동정심을 자극하고 있는 탓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막상 윌리엄은 이런 대중의 시선과 황색언론에 전부터 적개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휴가 때마다 그들의 극성이 어머니와의 행복한 시간을 망쳐놨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영국왕실은 언론없이 제 구실을 하기는 어렵게 돼 있다. 왕실동정을 동화처럼 포장해 끊임없이 국민에게 알리지 않으면 존재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인은 이런 영국인의 행태를 옛날 좋았던 시절에 파묻혀 어른으로 자라지 못하는 발육부전증상이라고 조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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