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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릴레이 장기이식」/40대 정여임씨 “신장기증” 불씨지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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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릴레이 장기이식」/40대 정여임씨 “신장기증” 불씨지펴

입력
1997.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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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삶 환자 가족들 잇달아 보은기증『사랑으로 얻은 목숨, 사랑으로 되갚아야지요』

11일 상오 7시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병원 심장이식센터 수술실에서는 나눔의 달 음력 8월을 맞아 자신의 형제들에게 새 생명을 준 사람들에게 보은하기 위해 자신의 신장을 다른 사람에게 기증한 「사랑의 장기 릴레이 이식」이 벌어졌다.

정여임(45·여·서울 노원구 하계동)씨가 만성신부전증 환자인 최상곤(30·경북 경주시 시래동)씨에게, 이어 최씨의 누나 상복(37·경북 경주시 시래동)씨가 이정천(41·상업·관악구 신림4동)씨에게 각각 신장을 기증한 것.

또 12일에는 같은 병원에서 이씨의 동생인 장현(37·여행사 직원·영등포구 신길동)씨가 왕원기(42·강원 원주시 중앙동)씨에게 신장을 떼어 준다.

릴레이식 사랑 나눔의 불씨를 지핀 첫번째 주자는 정여임씨. 독실한 기독교신자인 정씨는 지난달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이 환각제를 마시고 아파트 15층에서 떨어져 죽는 등 아까운 목숨이 뜻을 펴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모습을 보고 『나의 생명은 나의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정씨는 자신의 생일날인 지난달 13일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에 신장 기증의사를 밝혔다.

정씨 덕에 새 생명을 얻은 최상곤씨의 누나 상복씨는 동생이 새 삶을 살게 되자 자신의 신장을 선뜻 내놓았다. 상복씨가 기증한 신장은 형제들과 조직이 맞지 않아 95년 11월부터 혈액 투석으로 생명의 끈을 이어오던 이정천씨에게 새 삶을 안겨줬다. 사랑의 장기기증은 다시 이씨의 동생인 장현씨에게 이어져 장현씨는 3년째 혈액투석의 고통에 허덕이던 왕원기씨에게 새 삶을 선사했다.

이날 수술을 집도한 한양대 곽진영(48·일반외과) 교수는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2명이 새 생명을 얻었다』며 『은혜를 은혜로 갚는 아름다운 모습에 의료진 모두가 감동했다』고 말했다.<이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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