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장 텃세 현지화로 극복/‘소주신화’ 일궈이번 주부터 국제경제면에 「코리안 캐러밴(Caravan)」이 새롭게 등장합니다. 「캐러밴」은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불황극복에 나서고 있는 우리 무역전사들이나 기업인들의 성공담을 소개하는 난입니다.<편집자 주>편집자>
「일본인 10명 중 7명은 진로소주를 알고 있다」
올해초 일본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진로소주에 대한 상품인지도 조사결과이다. 텃세가 심하고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시장에서 우리 상품이 이렇게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다. 인지도 뿐만이 아니다. 올해 예상 공급량 3,840만병(일본 소주업계 2위), 도쿄(동경)도내 주류판매점 상품취급률 95%(1위) 등 진로소주는 일본에서도 명실공히 정상급 소주로 사랑받고 있다.
진로저팬(주)의 김태훈(45) 사장. 그는 일본에서 오늘날의 진로신드롬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86년 진로와 인연을 맺은후 88년 일본 현지법인인 진로저팬을 설립하면서 그는 본격적인 신화만들기를 시작했다. 그의 성공비결은 어찌보면 간단하다. 그것은 철저한 현지화 마케팅이다. 그는 일본의 문화를 몸에 익히고 일본의 상거래 관습에 익숙해지기 위해 노력했다. 소주 판매의 생명은 유통망이므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일본 중간상인들과의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했다. 회사운영에 있어서도 현지화를 중시했다. 현재 총 직원 60여명중 8명만이 본사의 주재원이고 나머지는 직원은 일본인 혹은 재일동포이다. 이들에게 급여는 물론 승진의 기회까지 공평하게 부여해 일할 맛을 나게 해주었다. 현재 이 회사의 주류판매 총책임자는 일본 직원이다. 95년엔 워싱턴 DC에 진출한 한국요리점 「진로가든」의 매니저를 일본인으로 임명하는 파격을 보이기도 했다.
그에게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 89년 후반 주재원인 그가 곧 귀국하리라고 예상한 일본 중간상인들이 비협조적인 자세로 돌변,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다. 당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없지도 않았지만 그는 심사숙고한 뒤 『10년더 일본에서 일할테니 도와달라』고 선언하며 승부를 걸었다. 진로저팬은 다시 본격적인 고속성장을 시작했다.
현재 진로저팬의 업무내용은 크게 주류영업 일반무역 외식산업 식품판매 등으로 나뉜다. 고급 한국요리점으로 호평받고 있는 「진로가든」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내년 신주쿠(신숙)점 개점을 비롯, 앞으로 일본 10개 도시에 지점을 확장할 계획이다.
90년 그가 10년더 일본에서 뛰겠다고 선언한지 벌써 7년이 지났다. 그는 나머지 3년을 일본내 유통망 완비를 위해 전념하겠다고 말한다. 그는 『그것은 일본이란 시장에서 아직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일』이라며 『자체유통망의 확보야말로 진로저팬을 진짜로 일본에 뿌리내리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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