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위기 일신함께 DJ견제 계산도신한국당이 새 총재를 선출할 30일 전당대회를 서울이 아닌 대구에서 열기로 한 것은 이회창 대표가 현재 처한 상황과 이에따른 대선전략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구 전당대회는 우선 여권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면서도 이번 대선에서 여야의 전략적 요충지로 떠오르고 있는 TK(대구·경북)의 민심동향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감안한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이대표 두아들의 병역문제로 이대표의 지지도가 예전같지 않고, 다자구도의 형성으로 다른 후보의 표잠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 가시화하고 있는 박준규 의원 등 이 지역출신 일부 중진과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와의 연대움직임은 신한국당에 절박한 위기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신한국당으로서는 대구에서 당의 「새출발」을 다짐하는 대규모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TK에 대한 당의 각별한 관심을 부각, 여당지지세의 회복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국당은 이어 이 지역출신의 명망가들을 대거 영입, 선대위원장이나 고문으로 위촉해 TK민심을 장악한다는 복안이다. 신한국당이 영입을 추진중이거나 영입방침을 정한 인사들 가운데는 박태준 의원과 신현확 전 총리, 김준성 전 경제부총리, 이원경 전 외무장관 등 TK원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대표가 천명한 「대통합의 정치」나 보수대연합론도 지역적으로는 TK를 핵심 대상지역으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대구 전당대회는 이같은 TK공략 프로그램의 본격화를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와함께 당내적으로는 전당대회의 지방개최라는 일종의 「파격」을 통해 이인제 경기지사의 탈당움직임과 비주류의 동요 등으로 어수선한 당분위기를 일신하는 전기를 마련하겠다는 계산도 작용한 듯 하다. 강삼재 사무총장은 『변화를 시도하는 우리당의 모습을 전국민에게 보여주고 당원들도 대선을 앞두고 발상의 전환을 해보자는 의미』라고 배경을 설명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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