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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영산의 가을비경 지금이 절정(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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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영산의 가을비경 지금이 절정(김순경의 지금 가면 좋다)

입력
1997.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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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한 분위기 감도는 태백산맥의 중추/맑은 가을하늘에 겹쳐진 산그림자/그 정상서 야영하며 대보름달 맞을 수 있다면…본격적인 산행의 계절이 시작됐다. 평소 산행을 즐기지 않더라도 조상 대대로 지켜온 뜻이 담긴 몇몇 산은 올라보는 것이 좋다. 뜻과 의미를 새기며 오르는 산도 있다는 말이다. 오를 때는 힘들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 느끼는 보람은 더할 나위 없이 크다. 이같은 경험을 통해 자신이 태어난 땅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생기고, 나아가 우리 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며 자신이 한국사람임을 확실히 깨닫게 된다.

최근 백두산에는 많은 사람의 발길이 이어진다고 한다. 설악의 청봉과 지리산 노고단, 천왕봉, 한라산 백록담, 강화도 마니산, 오대산과 적멸보궁, 태백산 등은 한 번쯤 올라보아야 할 산들이다. 태백산은 앉은 자리부터 태백산맥의 중추를 이루는 큰 산으로 민족의 영산으로 꼽힌다. 영산임을 말해주듯 거리도 멀 뿐더러 오르기도 만만치 않다. 근엄한 분위기가 감도는 육산이다. 산꾼들조차 마음은 있으나 아무 때나 선뜻 오르지 못하는 산이다.

우리 조상은 신라시대부터 태백산 정상에 천제단을 쌓고 하늘에 제를 올렸다. 당시 최고의 명산으로 꼽던 삼산오악 중 북악에 해당하는 태백산 정상에는 지금도 천제단과 장군단, 하단 등 돌로 쌓아올린 제단이 신역으로 전해온다.

금년 추석은 황금연휴가 4∼5일 계속된다. 더욱이 태백산은 오르는 시기로도 1년 중 지금이 가장 적합하다. 태백산을 비롯, 평소에 접하기 어려운 명산을 오르기에 더없이 좋은 기회이다. 먼길이지만 결실의 계절을 맞아 풍요롭기 이를 데 없는 풍경이 순간 순간 피로를 씻어준다.

아침이슬 듬뿍 머금은 산비탈 고랭지 풍경과 가을바람에 너울대는 옥수수밭, 지붕 위에 빨갛게 널어놓은 고추 등 산간의 가을풍광이 볼 만하다.

숲속에는 다래를 비롯한 산열매들이 무르익고, 산마루에는 가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 비경을 이룬다. 해맑은 가을하늘을 바탕으로 수십겹씩 겹쳐진 산그림자 또한 시선을 떼지 못하게 한다. 다소 무리이기는 하지만 이런 때 정상에서 하룻밤 야영을 하며 한가위 보름달을 태백의 영마루에서 맞이하고 아침 일출까지 맞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태백산은 길만 잘 선택하면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나들이 일정을 최소한 2박3일쯤 잡아서 가는 데 하루, 산을 오르는데 하루, 돌아오는 데 하루로 계획을 세우면 가족나들이로 안성맞춤이다.

등산로는 유일사 입구―주목군락 능선―장군단을 거쳐 정상인 천제단에 올라 단종비각과 망경사를 둘러보고, 백단사와 당골로 하산하면 된다. 유일사 입구와 관광단지가 있는 당골주차장 사이의 녹원장 모텔(0395―53―6659)에 묵으면 어느 곳이나 가기 쉽고, 아침 일찍 식사를 준비해주기 때문에 불편이 없다.

◎가는 길

태백산 가는 길은 대략 세가지이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정선―사북―고한―태백산이 첫길이고, 장평 교차로에서 평창―영월―태백산이 두번째 길이다. 그 다음은 중앙고속도로 서제천IC에서 제천―단양―영월을 거쳐 태백산에 이르는 길이 있다. 진부에서 들어가는 길은 정선의 아우라지와 화암동굴, 화암약수, 소금강을 지나 비행기재를 넘는다. 장평에서 들어가는 길은 봉평 이효석 생가는 물론 평창 송어양식장, 영월 장릉을 지난다. 제천―단양길도 고씨동굴과 고수동굴 등 동굴과 구인사, 도담삼봉 등 단양팔경을 둘러볼 수 있다.

◎먹을거리

태백산을 오르는 숙소인 녹원장(0395―53―2702)은 민박과 해장국집을 겸한다. 해장국을 비롯, 돌솥비빔밥, 칡냉면, 오리불고기를 전문으로 하며 맛이 좋기로 소문난 집이다. 정선 옛날집(0395―52―5396)은 막국수를 직접 눌러주는데 맛이 깔끔하다. 진부의 부일식당(0374―35―7232)은 전국에 이름난 산채정식집이고, 아우라지가든(0398―62―7157)은 쏘가리매운탕과 회, 평창의 평창송어양식장(0347―32―0505)은 송어양식 원조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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