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의식 ‘신사참배 의원모임’ 회장 사임밝혀일본 외무장관에 자민당내 최대 파벌의 리더이자 12선 관록을 자랑하는 오부치 게이조(소연혜삼·60)라는 정계 거물이 기용됐다.
11일 단행될 개각에서 신임 외무장관에 내정된 오부치는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 총리와는 동갑내기로 63년 총선에서 똑같이 26세 최연소 당선된 뒤 동료이자 정치적 라이벌로서 선의의 경쟁을 벌여온 관계다.
하시모토가 각료직을 두루 역임한 반면 그는 파벌내 업무와 간사장, 부총재 등 주로 당내 살림을 챙겨 왔으며, 입각은 관방과 총무청 장관에 이어 3번째다.
93년 9월 자민당 총재선거 때는 파벌내 후보 선정을 놓고 하시모토와 맞붙었으나 결국 대중적 인기가 높던 하시모토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시대가 누구를 필요로 하는지 하늘이 결정한다』면서 때를 기다리겠다는 자세를 보여 「하시모토 이후」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군마현 출신으로 와세다대 문학부를 졸업한 오부치는 남을 배려할 줄아는 원만한 성품이지만 이때문에 다케시타 노보루(죽하등) 전 총리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나약한 이미지를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지가 성장의 관건이다.
한편 그는 현재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맡고 있는 등 친한파로 분류되고 있어 앞으로 양국 관계를 무리없이 끌고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4월 발족된 「야스쿠니(정국) 신사를 참배하는 초당파 국회의원 모임」의 회장도 겸해 그의 역사관을 둘러싼 시비가 제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관련, 교도통신은 10일 오부치가 외무장관 내정과 함께 이 모임의 회장직을 사임할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이같은 결정이 한국, 중국 등 주변국이 총리를 비롯한 일본 각료들이 2차대전 전범들의 위패가 놓여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데 대해 반발하고 있는 데 대한 배려로 보인다고 전했다.<도쿄=김철훈 특파원>도쿄=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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