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그룹의 부도로 시중 실세금리와 원화환율이 일제히 상승하는 등 안정기미를 보이던 금융시장이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특히 추석연휴를 앞두고 방출된 5조원 가량의 추석자금중 상당부분이 환수가 어렵고 오는 29일 기아그룹에 대한 부도유예협약이 만료되더라도 기아사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시장분위기가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10일 채권시장에서는 대표적 장기금리인 은행보증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전날보다 0.08%오른 12.35%까지 치솟았다. 회사채수익률이 12.30%를 돌파한 것은 금융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최고조로 달했던 지난달 21일 이후 20여일만에 처음이다. 또 단기금리인 콜금리도 지난 6일 12.73%로 잠시 안정세를 보인뒤 불과 나흘만에 0.50%이상 상승, 13.3%까지 급등했다.이같은 불안장세는 외환시장도 마찬가지. 달러환율이 연일 급등하는 한편 환투기의 바로미터인 「거주자 외화예금」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의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은 닷새 연속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원·달러환율은 장중한때 달러당 909.10원까지 치솟은뒤 한국은행이 개입에 나서자 가까스로 908원대 후반에서 안정됐다. 또 거주자 외화예금도 7월 한달동안 7억8,000만달러가 늘어난데 이어 지난달에도 6억2,000만달러가 늘어, 8월말 현재 33억7,000만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사태의 심각성은 앞으로도 금융불안을 안정시킬 뾰족한 해법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안정시키려고 통화를 늘리면 원화자금이 외환시장으로 몰려 환투기가 일어나고, 환율을 잡기위해 달러를 사들이면 시중자금을 환수해 금리가 올라가는 난처한 지경』이라고 말했다.<조철환 기자>조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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