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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벽 기생 헬리코박터균이 원인”설/위장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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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벽 기생 헬리코박터균이 원인”설/위장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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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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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17%·성인 70∼80%가 감염/“궤양 주원인”“상관없다” 논란 불구/균치료 여부따라 재발률엔 차이정상적인 위 속에는 균이 상존할 수 없다는 게 지금까지 의학계의 상식이었다. 위 속에는 염산이라는 강한 산이 있어 아무리 독한 균도 살아날 재간이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83년 호주의 두의사, 마샬과 워렌이 위염환자의 위벽에 기생하고 있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균의 배양에 성공함으로써 위장병의 원인 규명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세계인구의 절반 이상이 갖고 있는 이 세균은 한 번 위 속에 들어가면 수십년간 살면서 소화성 궤양, 위암, 임파종 등을 일으킨다. 세균 감염률은 나라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경제상태가 나쁠 수록 감염률이 높고, 선진국일 수록 낮다. 구미선진국은 10세이전 감염률이 매우 낮고 성인 평균감염률도 40∼50%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동은 17%, 성인은 70∼80%나 된다.

「헬리코박터…」균은 오직 위벽에만 붙어 살 수 있다. 이 세균에 감염될 경우 위염이 발생한다. 그러나 세균성 위염이 우리나라 사람에게 흔히 발생하는 소화불량증의 주원인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어떤 의사는 소화불량증 환자에서 「헬리코박터…」를 없앤 결과 증상이 상당히 개선됐다며 치료를 적극 권장하는 반면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는 의사도 많다. 특히 아무 증상이 없는 위염환자의 경우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다는 이유만으로 세균 치료를 하는 것에 반대하는 학자가 많다.

우리나라 위궤양 환자의 70∼80%,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90%정도에서 이 균이 발견된다. 그러나 전체 감염자 중 궤양이 발생한 경우는 1%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면 「헬리코박터…」균과 궤양의 관계는 어떠한가. 씨 뿌린 곳에 다 싹이 나지 않듯 체질적으로 궤양에 걸릴 소질이 있는 사람이 이 세균에 감염됐을 때 궤양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분명한 것은 세균치료 여부에 따라 소화성궤양의 재발률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십이지장궤양의 경우 세균을 없애면 1년내 재발률이 10%이하로 떨어지나, 단순히 궤양치료만 하면 재발률이 70∼80%에 이른다.

우리나라 암 발생률 1위인 위암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세계보건기구(WHO)가 「헬리코박터…」균을 1급 암 유발인자로 분류했으나 아직 확실한 인과관계는 증명되지 않았다. 만성위염의 상태로 지내다가 위점막의 수축과 이형성 등의 변화를 거쳐 일부에서 위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 제기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면 위 속에서 발견된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모두 치료해야 할까. 의사 중에는 무조건 치료를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선택적 치료가 좋다는 경우도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은 이같은 이견을 조정하기 위해 94년 다음과 같은 안을 내놓았다. 첫째, 소화성궤양이면 반드시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자. 둘째, 위염환자는 이 세균을 치료할 필요가 없다. 셋째, 위암 발생과 이 세균의 연관성은 아직 분명치 않다.

「헬리코박터…」균은 2∼3개의 약제를 1∼2주간 병합 투여하면 쉽게 제거된다. 최근에는 백신개발에 많은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이미 개발된 일부 백신의 경우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아직 시판단계는 아니고 연구가 진행중이나 기대해 볼 만한 약이다.<송인성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기능성 소화불량증의 치료/뚜렷한 기질적 원인없이 지속적 통증 호소 ‘신경성 위염’/스트레스 해소가 최고 치료약

기능성 소화불량증이란 어떤 검사를 해도 기질적 원인이 드러나지 않는데도 환자가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상복부의 불편과 통증 등 위의 기능이상을 호소하는 경우를 말한다. 흔히 불안 초조 등 정신적인 원인이나 스트레스에 의해 증상이 유발되는 경우가 많아 「신경성 위염」으로도 불린다. 위기능에 변화가 오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기질적 원인이 밝혀지면 치료는 비교적 수월하다. 즉 궤양에 의한 소화불량이면 궤양에 대한 치료를, 담석증에 의한 소화불량이면 담석을 제거하면 된다. 그런데 기능성 소화불량증은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어 증상으로만 진단을 내리기 때문에 치료가 단순하지 않다.

기능성 소화불량증 환자는 대부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고, 음식 스트레스 등에 의해 위기능의 변화가 심하다. 한가지 치료법으로 호전되는 듯 하다가도 어느 순간에 다시 악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생활습관의 변화 및 식이요법을 먼저 한 뒤 약물치료와 정신과적 상담 등 다양한 방법이 강구될 수 있다. 술, 담배, 커피나 탄산음료를 삼가해야 하며,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이 필수적이다.

식이요법의 원칙은 남이 좋다는 음식을 억지로 섭취하기 보다는 자기에게 맞는 음식을 적당량 먹는 것이다. 맵고 짠 음식은 보편적으로 좋지 않다. 식사는 즐겁게 하되 천천히 잘 씹어 적게 먹음으로써 위에 부담을 주지 말아야 한다. 또 왕성한 위운동이 일어나는 식후 30분정도는 쉬었다가 일하는 여유가 필요하다.

스트레스 해소는 기능성 소화불량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스트레스 해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억지로 스트레스를 피하기보다는 명상이나 독서, 요가, 운동 등의 방법으로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약물치료제로는 위산분비 억제제, 제산제, 위장운동촉진제, 항우울제나 진정제 등이 있다. 약물 치료로 증상이 없어져도 계속 장기복용하는 환자가 많다. 그러나 투약으로 위의 기능장애가 예방되지는 않으므로 증상이 있을 때만 복용토록 한다.

위암의 발생빈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소화불량증 환자들이 암이 아닐까 하는 공포감을 갖기 때문에 증세가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혼자 걱정하거나 약물을 멋대로 복용하지 말고 정기적인 검진을 받도록 하자.<이종철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위염·위궤양의 예방과 치료/맵고 짠 음식이나 흡연·과음 삼가야/아스피린 등 피린계 진통제 남용 금물

『속이 아파서 내시경 검사를 했더니 위에 염증이 심하데요』 무슨 큰 병이 아닌가 걱정끝에 찾아오는 환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피부가 곪아 터지듯이 위에 고름이 가득 차고 나중에는 녹아 버리는 게 아닌가 걱정하는 듯하다. 피부가 곪는 것은 화농성 세균에 의한 염증때문이다. 그러나 위 속에는 이런 염증이 생기는 일이 거의 없다.

위 속에는 음식물이 잇달아 들어 온다. 이 중에는 알게 모르게 위 점막을 자극하는 물질이 많다. 사람들이 흔히 먹는 아스피린같은 약물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한다.

이같은 자극 때문에 위 점막에 나타나는 반응 현상을 통틀어 위염이라고 한다. 위 점막이 벌겋게 되고, 때로는 벗겨지며, 견디다 못하면 위 점막이 장 점막과 비슷한 조직으로 바뀐다. 화생성 위염이다. 또 점막이 위축돼 얇아지고 고유 기능인 위산이나 펩신의 분비능력이 감소한다.

이처럼 위 점막이 오래 자극을 받아 죽거나 재생을 반복하다 보면 세포의 돌연변이가 생겨 암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라는 세균이 위 속에 기생하면서 만성위염 십이지장궤양 등을 유발하며, 오래되면 위암을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가능하면 이 세균을 제거하려는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다행히 최근 좋은 약이 많이 개발돼 위염의 상당 부분이 치료되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은 뒤 투약해야 한다.

장기적으로 위염을 예방하려면 지나치게 맵거나 짠 음식을 먹지 말고 흡연과 과음을 피해야 한다. 부득이한 경우 어쩔 수 없으나 아스피린 등 피린계 진통제, 부신피질호르몬제 등의 남용도 금물이다.

특히 노인들은 약물 복용에 따른 위궤양으로 위에 구멍이 나거나 심한 위장출혈을 일으키기 쉽다.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을 막으려면 아기에게 음식물을 씹어서 먹이지 말고 식사 전에 손을 청결히 씻도록 교육해야 한다. 또 식탁에 찌개 등을 한 그릇에 놓고 먹기 보다는 개인접시 사용을 생활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민영일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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