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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 1세대… 대지예술가…/육순의 아웃사이더 이승택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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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 1세대… 대지예술가…/육순의 아웃사이더 이승택전

입력
1997.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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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김구 선생상 작가/비조각·반개념 통해 ‘부정의 영역’ 확장/‘지구행위’ 연작으로 자유정신 표현우리나라 설치미술의 1세대, 그리고 대지예술가. 이승택(65)씨. 쉼없는 실험정신으로 지난 40여년의 세월을, 그만큼의 다양한 장르를 편력해온 그의 소역사를 정리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문예진흥원의 기획 초대전의 첫 전시(12∼24일)로 140평의 너른 공간에 15점의 작품과 과거 작품 사진자료가 나온다. (02)760―4604.

함경남도 고원 출신으로 50년 월남한 그는 홍익대 조각과 재학 시절 인천 자유공원 맥아더장군상, 남산 김구 선생상을 제작하는 등 탁월한 조형감각으로 일찌감치 성공을 예약받았다. 숨겨졌던 「끼」가 발동한 것은 24세때. 56년 제2회 국전에 응모하면서 그는 1개의 조각대위에 2개의 작품을 올려놓으려다 출품을 제지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렇게 발동된 그의 끼는 내친 김에 원색유리, 각목, 플라스틱 같은 소재로 범위를 넓혀가다 마침내 강이나 산같은 자연물로 매체를 확산시켜왔다. 강에 그림을 그리려고 시도하고, 때로는 바위산에 물감을 입히기도 했다. 바람과 물과 불의 연작은 무속에 토대를 둔 실험적 작품으로 「탈물질적인 조각」 정신의 대표작이다. 그는 「비 조각, 반 개념」을 통해 「부정의 영역」을 확장시켜왔다. 당연히 회화, 조각, 설치, 퍼포먼스, 대지예술로 그 장르는 확산됐다.

대지로 넓은 대지로 뻗어가던 그의 실험정신은 마침내 우주로까지 확장, 직경 5m의 애드벌룬으로 만든 「지구행위」연작을 5년여간 꾸준히 선보이면서 자신의 자유정신을 표현했다.

그는 인체에 대한 터부에도 과감히 도전, 성기와 음모를 드러내는 과감한 조각과 비디오작품들로 세상의 관념을 「희롱」하기도 했다. 실험정신은 때론 체제 저항적 경향으로 흐르기 마련. 한창 나이에 서슬 퍼렇던 60, 70년대를 살았던 그는 10m, 20m의 너른 공간에 머리카락을 배열해 놓은 설치작업 「군의 삭발령」(67년)으로 갑갑한 시대를 비웃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시대를 앞선 탓일까. 평론가들로 부터 야박한 대접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서자로서의 상황이란 오히려 창조적인 작업의 지속을 위해 예술가가 피해서는 안되는 일종의 숙명같은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여태까지 작업을 지속하게 만든 원동력이 됐다』 그는 역시 「변방체질」. 하지만 예술가, 그들에게 있어 변방은 어쩌면 그들의 영원한 서식지인지도 모른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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