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대선연기’ 발언 속사정 털어놔김종필 자민련총재가 9일 자신의 「대통령임기내 내각제 개헌을 위한 대선연기」발언의 속사정을 뒤늦게 일부 공개했다.
김총재는 이날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소속의원 세미나 말미에 『신한국당에서 어떤 얘기를 내게 전해 왔기에 김영삼 대통령에게 내각제개헌의 기본적인 절차와 방법을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에서 먼저 무언가 의사타진을 해왔다는 뜻이다. 김총재는 『마치 우리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처럼 얘기하는데 그게 아니다』며 『우리는 내각제 실현의지가 있는 한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게 변함없는 원칙』이라고 덧붙였다.
김총재가 이같은 「해명」을 한 것은 전날 세미나에서 일부 의원들이 김총재발언의 배경을 궁금해 했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김총재는 8일 측근들에게 『신한국당에서 몇사람이 와서 엉뚱한 얘기를 하길래 확실한 대답을 해준 것』이라며 『왜들 그렇게 내 말을 제대로 음미할 줄 모르느냐』고 말했다는 것.
실제로 지난 1일 밤늦게 신한국당의 YS계 모인사가 김총재의 청구동자택을 직접 찾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자리에서 이 인사는 이회창 대표체제의 불안한 앞날과 내각제개헌문제를 거론했다는 것. 이에 김총재가 『김대통령이 나서서 하면 된다』고 말했는데도 이 인사는 여전히 연내내각제개헌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김총재의 임기내 내각제개헌 발언은 직접 김대통령을 상대로 그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김총재 발언에 대한 청와대와 신한국당 반응이 상오에는 「일부 긍정적」이었다 하오에 「불가」로 바뀐 것도 이같은 배경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총재는 또 측근들에게 『그쪽(여권)만 보고 얘기한 게 아니라 국민회의도 의식하고 한 얘기』라고 말해 후보단일화협상에서 김대중 국민회의총재의 「독주」에 대한 「견제용」의 의도도 있었음을 시인했다.
어쨌든 김총재와 여권간에 이처럼 실제 물밑접촉이 있었다는 점에서 양자간의 내각제연대문제는 완전히 꺼지지 않은 「불씨」로 남은 것 같다.<홍윤오 기자>홍윤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