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산울림의 「고도」(「고도를 기다리며」)가 2일 10번째 막을 올렸다. 69년 극단 창단의 계기가 된 「고도를 기다리며」는 임영웅 대표의 대표적 레퍼토리이자 한국연극사에 부조리극을 제대로 소화해 낸 무대로 기록됐다. 세계연극제 공식초청작으로 11월2일까지(화∼목 하오 7시30분, 금 하오 4시 7시30분, 토일 하오 3·7시) 산울림소극장에서 공연된다.베케트 희곡의 앞 뒤 안맞는 대사의 의미를 따지기 시작하면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부조리」란 용어의 무게에 짓눌려 심각해지기 십상이다. 그렇건만 산울림의 무대엔 웃음과 농지거리가 가득찬다. 무대에 펼쳐진 것은 모두 장난이란 걸 알게 된다. 이유는 하나. 끝없는 기다림을 메꾸기 위한 것이다.
임 대표는 『검은 양복에 모자를 추레하게 입고 등장하는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찰리 채플린의 모습』이라며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전적으로 베케트의 희곡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말한다. 베케트도 『극장에서 실컷 웃고 난 뒤 집에 돌아가서 심각하게 인생을 생각하는 것은 자유』라고 말했었다. 출연진은 안석환(에스트라공) 한명구(블라디미르) 김명국(포조) 정재진(럭키)과 이 정이 맡은 소년까지 5명으로 모두 이 작품에 2∼3번 출연했다. 그러나 고도만큼은 언제라도 다시 하겠다는 이들이다. 지금까지 함현진 김성옥 김무생 김인태 전무송 조명남 정동환 송영창 이호성 등 쟁쟁한 배우들이 이 작품을 거쳐갔고 아일랜드 프랑스 폴란드 등에서 숱하게 초청받았다. (02)334―5915<김희원 기자>김희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