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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김태정 검찰총장(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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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한달 김태정 검찰총장(한국인터뷰)

입력
1997.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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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반드시 추방할 것”/대선 부정행위 강력단속/공정성시비 이번엔 종지부/각계 다양한 의견 청취노력/국민 편안케하는 검찰구현호남출신 첫 검찰총수로 화제를 모았던 김태정 검찰총장이 8일로 취임 한달을 넘겼다. 『검찰권 행사가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취임 일성으로 경제발전에 기여하는 검찰역할을 강조한 김총장은 전 검찰조직을 동원,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을 전개하는 등 국민을 편하게 해주는 검찰상을 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기존의 검찰과는 다른 검찰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김총장을 박진열 사회부장이 만나 향후 검찰권행사의 방향을 들어보았다.<편집자 주>

―검찰총장에 취임한 지 1개월여가 지났습니다. 검찰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지금 우리나라는 국경없는 무한경쟁 속에 선진국 진입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검찰도 이를 충분히 인식, 세계 일류국가 건설과 국가경쟁력 강화에 적극 이바지해야 합니다. 범죄를 처벌하는 것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사회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검찰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취임 1개월동안 역점을 두신 점은 무엇입니까. 또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입니까.

『급속하게 발전하는 사회에서 검찰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것이 21세기 검찰권 행사의 기본전제가 돼야합니다. 지난 1개월간은 그 철학을 구현하기 위한 기틀 마련에 주력했습니다. 또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는 검찰이 되기 위한 첫번째 시도로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미 기획단을 구성했으며 자원봉사자 준비모임을 개최하고, 총장실에 직통 신고전화를 설치했습니다. 또 선거분위기에 편승해 공직 및 사회기강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경제회생에 걸림돌이 되는 각종 비리를 엄단, 경제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입니다. 한총련문제도 일관성있게 추진해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위협하는 좌익세력은 뿌리뽑겠습니다』

―서울지검 동부지청장 재임때부터 「자녀 안심하고 학교보내기 운동」을 시작하셨는데 특별한 연유가 있는지요. 또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니면서 밝고 바르게 성장하도록 돕는 일이야말로 검찰이 국민을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반드시 이뤄야 할 과제라고 봅니다. 이 운동은 갑자기 시작한 것이 아니고 이제껏 해왔던 다양한 학교주변 정화활동을 통합, 한 차원 높게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것입니다. 교육부 등 유관기관과 시민 자원봉사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로 힘찬 출발을 했습니다. 총장실과 각 지검·지청에 신고전화를 설치한 이후 피해자들의 신고가 하루에도 수십건씩 접수되고 있습니다. 신고전화 가운데 가출문제 관련사항은 상당부분이 이미 해결됐습니다. 국민여러분의 관심과 협조가 절실합니다』

―취임사에서 검찰권 행사가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그동안 검찰권 행사가 혹시 국가발전에 장애가 된 경우도 있었다고 보시는지요.

『부정부패 척결은 검찰 본연의 임무입니다. 부정과 비리 근절없이는 선진사회를 이룩할 수 없고 일류국가로 발돋움할 수 없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수사를 위한 수사나 어떤 의도를 가진 수사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검찰권 행사가 결코 사회발전의 발목을 잡는 식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강조한 것입니다』

―올해는 대선이라는 국가적 행사가 예정돼 있습니다. 공명선거, 돈 안드는 선거를 보장하기 위한 복안이 있는지요.

『21세기 선진국 진입과 남북통일을 이룩해야 할 지도자를 뽑는 이번 선거는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여·야를 막론하고 깨끗한 선거를 해치는 일체의 행위를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입니다. 이번에야말로 공정성 시비에 종지부를 찍겠습니다. 선거 때 검찰 덕 볼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취임 후 고검의 활성화를 강조하셨는데 그 배경과 구체적인 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고검장 역할이 커지면 일선 지검장들과의 마찰이 있지 않을까요.

『검찰조직이 커진만큼 대검 중심의 검찰권 운영만으로는 사회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기 어렵습니다. 고검장들이 총장을 대신해 일선 구석구석을 찾아 다니며 상부의 지시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묵묵히 일하는 인재가 누구인지를 듣고 발굴해 검찰 운용에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업무 분담이 조직을 활성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임을 일선지검장들도 잘 이해하리라 믿습니다』

―영장실질심사(구속전 피의자심문) 시행이후 드러난 법원과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이십니까.

『제도의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법원과 협의를 통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다행히 대법원장께서도 제도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계시기 때문에 앞으로 잘 될 것으로 봅니다』

―총장께서는 지방근무도 많이 하셨고 요직을 두루 거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혹시 총장직 수행에 단점으로 작용하지는 않는지요.

『평검사 시절 초임부터 여섯 번이나 계속 지방의 본청도 아닌 지청만을 돌았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78년부터 법무부와 대검 중수부, 서울지검 특수부 등에서 근무했고, 검사장 승진 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과 보호국장, 대검 중수부장, 부산지검장 등 흔히 요직으로 알려진 자리를 충분히 거쳤다고 봅니다. 특히 법무부 차관으로서 장관을 보좌하면서 법무행정 전반을 총괄해 본 경험이 있어 검찰을 이끌어 가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고검장회의를 정례화하면서 묵묵히 일하는 숨은 인재, 「흙속의 숨은 진주」를 발굴해 달라고 당부한 것은 제 경험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해도 됩니다. 일선에서 열심히 일하는 검사들 중에는 인사권자와 접할 기회가 적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평검사시절 지방근무를 하면서 절실히 느꼈습니다』

―임명됐을 때 언론들이 호남출신 최초의 검찰총수로 의미를 부여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구구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평소 출신지역과 검사로서의 직무수행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입니다. 어느 지역출신 검찰총장이라는 말은 저를 끝으로 더이상 거론되지 않는 것이 검찰발전과 지역화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세간에 정치권, 특히 민주계인사들과 가깝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인지요.

『검찰에 몸담은 이래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것이 검사의 직무를 균형있게 수행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많은 분들을 접촉해 온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특정 계층이나 정파에 치우쳐서 친교를 하지는 않을 뿐 아니라 친분관계가 사건처리에 영향을 미친 적이 없다는 것은 저를 아는 분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후배검사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검사는 사회 각계의 다양한 견해를 접할 기회가 많아야 합니다. 최근 박영철 금융연구원장을 초빙해 검사들을 위한 경제특강을 한 것도 이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열린 검찰」이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교회는 요즘도 열심히 나가시는지요.

『매일 아침 아내와 함께 교회에 나가 한점 부끄럼 없는 총장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정리=김상철 기자>

□약력

▲41년 부산 출생. 부인 연정희씨와 3녀 ▲초등학교 4학년까지 부산서 마침 ▲광주고·서울대 법대·동 대학원 졸업 ▲제4회 사법시험 합격 ▲70년 대구지검 영덕지청 검사를 시작으로 강릉지청, 영등포지청, 남원지청, 서울 남부지청 검사 ▲81년 고등검찰관 승진후 법무부 송무1과장, 대검 중수3·1과장, 서울지검 특수 3·1부장, 인천·수원지검 차장, 서울동부지청장 ▲92년 검사장 승진 이후 법무부 기획관리실장, 보호국장, 대검 중수부장, 부산지검장 ▲95년 법무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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