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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참사 선생님께/「우리들 장학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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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기 참사 선생님께/「우리들 장학회」 바칩니다”

입력
1997.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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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제자들 “사은여행중 사망” 애통함 승화『박봉을 털어 생일선물까지 챙겨주시던 자상하신 한청희 선생님. 사고 소식을 듣고도 선생님만은 꼭 살아계시리라 믿었는데…』

7일 상오 9시30분 서울 노원구 중계동 청계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대한항공 801편 추락사고로 숨진 한청희(52·여) 선생님의 노제가 열렸다.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 강권하다시피 한선생님을 괌으로 떠나보냈던 제자들은 죄인처럼 한없이 울었다.

『떠올리기조차 싫은 사고가 선생님을 앗아 갔습니다. 어디서 선생님의 인자하신 모습을 다시 뵐 수 있겠습니까』 추도사를 읽어내려가던 임상오(12·6년)군이 울음을 터뜨리자 초등학생서부터 30대 후반에 이르는 제자 100여명과 유족 동료교사 등 300여명은 모두가 눈물을 훔쳤다.

한선생님의 개포초등학교 제자였던 유강렬(20·고려대 법대1)씨는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선생님이 저녁을 사주시면서 「너희들 덕분에 괌에 놀러가게 됐다」고 흡족해하셨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제자들은 이날 장학회를 만들고 싶어했던 선생님의 뜻을 이뤄드리기 위해 추모성금을 모아 「우리들 장학회」를 발족하기로 했다. 유족들도 제자들의 뜻에 동참, 「우리들 장학회」에 한선생님의 퇴직금을 보태기로 했다.

한선생님은 애통해하는 제자들을 뒤로 하고 이날 경기 양평군 무궁화공원묘지 고인의 어머니 무덤 옆에 안장됐다. 유족들은 목관에 끝내 수습하지 못한 유골 대신 한선생님이 학생들과 나눈 편지, 일기 등을 모아 21년째 발간해 온 문집 「우리들」 64권, 사고현장인 괌 니미츠힐에서 떠온 한 줌의 흙을 담아 보냈다.<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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