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등 외부영향 커 “거품” 분석도/투자위축 여전·기아사태도 변수재정경제원이 7일 잠정전망한 경제성장률 6.5%안팎, 경상수지적자규모 1백30억달러내외, 물가 4.5%라는 올해 우리나라 예상 경제성적표는 썩 좋은 내용은 아니다.
오히려 「예상만큼 나빠지지 않았다」는 설명이 더 적합하며 뚜렷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하지 않고도 95년말부터 시작된 불황의 터널을 무난하게 통과하게 됐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같은 성적표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날 22일 한국의 성장률을 5.7%에서 6.5%로 상향조정했고 한국개발연구원(KDI)도 7월 6.0%서 6.2%로 높였다. 물가는 재경원 IMF KDI 모두 4.5%(KDI의 연초전망은 4.7%)를 예상했다. 다만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상당히 의외다. IMF의 2백억달러, KDI의 1백62억달러보다 70억∼30억달러 차이가 난다.
대기업 연쇄부도와 금융불안, 여전히 썰렁한 체감경기 등은 「경제가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판단에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그런데도 성장률 경상수지라는 핵심 거시지표가 당초 예상보다 대폭 개선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경기회복조짐의 직접적인 요인은 급격한 수출 증가 때문이다. 3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선 수출증가율은 7월과 8월에 각각 19.3%와 14.9%의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1·4분기에 5.5%였던 성장률이 2·4분기에는 6.3%로 상승, 상반기에는 5.9%를 기록했다. 재경원 관계자는 『성장률은 하반기 7.0%에 근접, 연간 경제성장률은 6.5%안팎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7월말 현재 경상수지적자는 1백11억달러. 지난해 7월까지의 1백21억5천만달러와 큰 차이가 없다. 재경원은 이에 대해 지난해에는 4·4분기에 무려 64억3천만달러의 적자를 내면서 전체 경상수지적자가 2백37억2천만달러를 기록한 반면 올해에는 거의 적자가 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이 수출을 크게 앞질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수출이 수입을 앞설 것이란 설명이다.
그렇다고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 민간소비 및 설비·건설투자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경기회복이 거의 전적으로 수출에 의존하고 있어 「거품경기」라는 지적도 있다. 그래서 체감경기는 「썰렁」하다. 또 수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수출단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어 수출이 늘어도 수출기업의 채산성은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기아사태란 큰 변수도 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은 『기아사태가 최악으로 비화할 경우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하고 복합불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경기가 서서히 살아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그러나 수출증가가 생산성 향상이나 국제경쟁력 강화에 의해 서라기 보다는 선진국 경제의 호황과 환율 등 외부여건이 호전된 결과인만큼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고 말했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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