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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폐지·낙태반대 등 생명존중/‘성녀의 삶’ 뭘 남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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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폐지·낙태반대 등 생명존중/‘성녀의 삶’ 뭘 남겼나

입력
1997.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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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강한 국가들의 물질주의엔 반대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신에 대한 사랑이 어떻게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며 테레사 수녀의 삶을 함축했다. 테레사 수녀는 이러한 실천적 사랑 뿐 아니라 구체적 사회문제에 대한 주장을 통해 자신의 분명한 가치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물질적 부와 부강한 국가들의 물질주의를 경고했으며 현대사회의 문제가 단순히 빈부차 해소만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그는 자본주의 사회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빈곤문제는 가난한 자가 되어, 가난한 자들에게 봉사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가치관은 무엇보다 그가 가톨릭의 고전적 전통에 충실했기 때문이란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전쟁에 대한 그의 태도는 91년 걸프전 당시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에서 잘 나타난다. 그는 『이 전쟁에서 단기적으로는 승자와 패자가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당신네 무기들이 초래할 인명피해와 고통을 결코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라고 썼다. 그에게 전쟁은 신의 선물인 생명을 빼앗는 죄악이었다. 그는 또 가장 열렬한 사형제 폐지론자였다. 그는 기회있을 때마다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는 미국 각주의 주지사들에게 폐지를 탄원했다. 그에게 사형은 생명의 신성성과 인간사회의 윤리를 파괴하는 것과 같았다.

그의 생명존중 사상은 태아에게도 똑같이 적용됐다. 94년 미백악관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그는 『낙태는 가장 엄중한 평화파괴행위』라고 역설했다. 그는 또 인도 정부의 인구억제를 위한 낙태·불임시술 정책에 강력히 반대했다.

테레사 수녀는 누구보다도 언론의 관심을 끈 인물중 한사람이었으며 아울러 언론을 「정치가처럼 노련하게」이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그가 언론을 봉사활동을 위한 사심없는 도구로 활용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테레사 수녀의 활동에 대해 가톨릭 교회 내외에서 비판도 많았다. 그가 남성위주의 교회에서 「여성의 수동적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해 이용당하고 있다는 것 등의 비판이었다. 그는 그러나 『그들(비판자)은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다. 그들을 용서하라』며 초연했다. 더구나 그는 교황 요한바오로 2세와는 누구보다 긴밀한 접촉을 유지했다. 테레사 수녀가 언젠가 『사랑의 수녀회 봉사활동에 사제들도 참여시키고 싶다』고 계획을 밝히자 교황은 『내가 그 계획에 참여하는 첫 사제가 되고 싶다』고 대답했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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