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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패자’ 이창호 슬럼프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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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패자’ 이창호 슬럼프를 모른다

입력
1997.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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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위전·테크론배 완승이어 유공배 명인전 제패 눈앞/4·5월 잠시 주춤도 기풍변화따른 시련/최근 조훈현 9단에 불계패때까지 20연승이창호 9단은 불가사의한 존재다.

일정한 시기를 거쳐 정점에 오른 강자는 정체하거나 서서히 퇴보하는 게 상식인데 이 젊은 패자는 여전히 발전과 향상을 보이고 있다.

이 9단은 5일 열린 유공배명인전 도전5번기 제3국에서 도전자 조훈현 9단에게 불계패했으나, 박빙의 승부였다. 바둑내용이 좋아 이번 패배가 그의 상승세에는 이상이 없다는 평이다.

「젊은 패자」는 6월초부터 액셀러레이터를 힘차게 밟기 시작했다. 그는 6월 열린 왕위전 도전7번기에서 스승인 조 9단에 4대 0으로 완봉승을 거뒀다. 그가 조 9단을 4대 0으로 완패시킨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는 이어 지난달에 열린 테크론배 결승 5번기에서 최명훈 5단에 역시 3대 0으로 완봉승했다. 최 5단은 지난해 명인전과 기성전 도전기에서 이 9단에게 두 판 씩을 빼앗은 바 있어 선전이 기대됐었다.

이에앞서 그는 7월 한중 양국의 천원 타이틀보유자가 겨루는 한중 천원전에서 「이창호의 복제인간」이라고 불릴 만큼 유사한 기풍의 중국 제1일인자 창하오(상호) 9단에 2대 1로 승리를 거둬 중국 바둑을 제압했다.

조 9단과의 사제대결에서도 확연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올들어 5일 명인전 도전5번기 제3국까지 17승9패. 거의 더블스코어에 가깝다. 굵직굵직한 기전에서 상대방을 「넉 아웃」시키고 있는 그는 명인전 도전5번기 제3국에서 패배하기 전까지 20연승의 가도를 달렸다.

「무적의 신화」를 쌓아가는 그도 지난 4, 5월 한 때 주춤한 적이 있었다. 4월에 열린 후지쓰배 예선에서 탈락해 파문을 일으켰고 5월에 열린 TV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도 예선 탈락하는 이변을 보였다. 바둑계에서는 드디어 이창호의 끝이 보이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창호 9단은 6월에 접어들면서 잠깐 동안의 슬럼프에서 탈출, 한국바둑 맹주의 자리를 다시 굳건히 했다. 한 바둑전문가는 『이 9단이 4, 5월 보여준 저조함은 「두텁고 침착하며 종반 끝내기에서 승부를 내는」 기풍에서 「공격적」 기풍으로의 변화에 따른 시험기였다』고 평가했다.

이 9단의 8월말 현재 성적은 50승 12패. 새로운 기풍으로 무장한 그의 무서운 돌풍이 예상된다. 세계 최강 이창호 9단은 과연 넘을 수 없는 벽으로 건재할 것인가.<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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