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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수백만 인파 눈물배웅/다이애나 장례식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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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수백만 인파 눈물배웅/다이애나 장례식 표정

입력
1997.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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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필 흑마가 끄는 마차로 유해 운구/해리 왕자 장미다발에 ‘엄마’ 쪽지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장례식이 치러진 6일 전 영국이 「마음속의 여왕(Queen of Heart)」을 떠나 보내는 슬픔에 잠겼다. 다이애나의 운구행렬이 지나는 연도에는 600여만명의 추모객이 몰려나와 마지막 가는 길을 눈물로 배웅했다.

○왕실 기마포병대가 호위

○…장례식은 이날 상오 9시8분(현지시간) 다이애나의 운구 행렬이 고인의 관저이던 켄싱턴궁을 떠나며 시작됐다. 왕실 기마포병대소속의 대포운반용 마차에 실린 고인의 관은 왕실기장으로 감싸여지고 그위에는 흰 백합, 장미, 튤립 다발이 놓여졌다. 특히 맨앞에 놓인 장미다발에는 고인의 둘째아들 해리왕자가 「엄마(Mummy)」라고 쓴 쪽지가 올려져 있어 보는이의 심금을 울렸다. 6필의 흑마가 이끄는 마차는 왕실 기마포병 의장대의 선도를 받으며 6명씩 양옆에 늘어선 웨일스여단소속 근위병의 호위를 받았다.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의 「빅 벤」이 1분마다 조종을 울리는 가운데 운구행렬은 별도의 의장행사나 취주악대의 행렬 없이 차분하면서도 장중하게 움직이며 켄싱턴 가든―하이드파크 교차로―웰링턴 아치를 지났다.

○…찰스왕세자와 두 아들 윌리엄과 해리 왕자, 그리고 여왕 남편인 필립공 등 왕실 3대와 다이애나의 남동생 얼 찰스 스펜서경 등 유족 대표들은 제임스궁앞에서 운구행렬에 합류했다. 찰스 왕세자는 도보로 뒤따르며 유독 슬픔에 젖어있는 해리 왕자의 어깨에 간혹 손을 얹어 위로하기도 했다. 이들 뒤로는 고인이 생전 지대한 관심을 쏟던 자선단체 관계자와 장애인 및 에이즈환자 등 친지가 영결식장인 웨스트민스터 대성당까지 동행했다.

○영결식 50분간 진행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서 상오 11시에 시작된 영결식은 장중한 영국 왕실의 전통적 분위기에 다이애나의 개방적 면모가 가미된 형식으로 50분 동안 진행됐다. 웨슬리 카 주임사제는 기도문을 통해 『다이애나왕세자비의 삶에 감사하기 위해, 전능한 하나님께 그녀의 영혼을 부탁하기 위해, 그리고 고통받는 자의 위로를 신에게 구하기 위해 이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성가와 베르디의 레퀴엠(장송곡), 민요 「대니 보이」 등이 숙연함을 더한데 이어 다이애나의 친구인 세계적 팝 가수 엘튼 존은 「바람결의 촛불」을 개사한 조곡 「안녕, 영국의 장미여」를 불렀다. 이어 토니 블레어 총리는 「사랑은 온유하며…」로 시작되는 고린도전서 13장을 낭독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영결식을 마친 다이애나의 유해는 런던에서 북쪽으로 120㎞ 떨어진 노샘프턴셔 알소프에 있는 스펜서가의 영지에 안장됐다. 스펜서가는 당초 고인을 알소프 근처 그레이트 브링턴에 있는 성모 마리아 교회 가족묘지에 안장할 계획이었으나 앞으로 이 지역이 조문 인파가 쇄도하는 「성지」가 될 것임을 우려해 장지를 변경했다.

○…다이애나의 관에는 죽음을 함께 한 연인 도디 알 파예드가 바치는 사랑의 헌시가 넣어졌다. 파예드의 가족들은 파예드가 다이애나에게 바치는 헌시를 은판에 새겨 파리의 아파트내 침대 머리맡에 간직하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이를 전해받은 스펜서가 가족이 다이애나의 관에 넣어 함께 안장했다. 한편 스펜서가의 요청에 따라 철저한 가족행사로 진행된 다이애나의 매장식에는 왕족중 찰스왕세자와 두 아들인 윌리엄, 해리왕자만이 참석했다.

○…영국 BBC방송이 전세계 187개국에 생중계한 다이애나의 장례식은 영국내에서만 2,500만명, 전세계적으로 최대 25억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산됐다.<런던 외신="종합">

◎힐러리·파바로티·스필버그 등 국내외 초청인사 1,900명 참석

○…영결식에는 엘리자베스 여왕 등 왕실과 고인의 친정인 스펜서가 인사들 외에도 국내외 각계 각층에서 초청된 1,900여명이 참석했다.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를 비롯, 베르나데트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부인, 수잔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부인 등 세계 정상들의 「퍼스트 레이디」 외에도 누르 요르단 왕비와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의 동생 마르그리트 공주,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의 여동생 필라 보르본 공주 등 각국의 왕실 인사가 자리를 함께 했다. 또 마거릿 대처와 에드워드 히드 전 영국총리 와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 등도 초대됐다.

한편 고인과 평소 교분을 나누던 유명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는데 조가를 부른 엘튼 존외에도 영국의 팝가수 조지 마이클과 「왕년의 대가수」 클리프 리처드, 헐리우드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배우 톰 행크스, 톰 크루즈 등이 영결식장을 찾았다. 조가를 부탁받았으나 참석하는 대신 이탈리아에 남아 매일 울겠다던 세계적인 테너가수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모습도 보였다.

특히 고인이 적극 참여했던 106개 자선단체에서 533명의 대규모 조문단이 구성돼 버킹엄궁에서부터 장지인 노샘프턴셔 알소프까지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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