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발언대기업 부도 방만한 경영탓
대마불사 신화서 못벗어나
개별기업문제에 개입 못해
부도유예협약 폐지도 검토
『대기업도 당연히 망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기업들이 대마불사의 신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양실조가 아니라 비만이 문제다』
강경식 경제부총리의 말은 튄다. 경제총수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의 대담하고 파격적인 화법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망스럽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알고 보면 강부총리의 튀는 말은 의도적이다. 자신의 「경제철학」핵심이 담겨있고, 곧잘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잡는 「키」로 활용해왔다. 그래서 그의 이런 소신발언들은 취임이후 6개월간의 정책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향후 정책을 짐작케하는 「창」이라고 할 수 있다.
강부총리는 취임직후 『경제에는 임기가 없다』며 「일욕심」과 「정치논리로부터의 독립」을 시사한뒤 『올해 경제성장율이 5%에도 못미칠지 모른다』고 엄살을 떨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금융실명제보완, 금융개혁, 부도유예협약제정, 21세기 국가과제, 벤처기업 및 지방경제활성화 조치, 내년예산 긴축편성 등 많은 새정책을 「강경식」이란 별명처럼 강력하게 밀어붙였다.
기아사태 등 재벌의 연쇄부도사태에 그의 원인과 처방에서 더욱 말이 튀기 시작했다. 그는 『대기업 부도사태는 건전하고 비전있는 경영철학을 가지지 못한 기업가들이 차입위주의 방만한 경영을 했기때문』(4월29일 보험업계대표자 간담회), 『큰 기업도 당연히 망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8월7일 장충로타리클럽 강연), 『기업들이 대마불사의 신화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9월5일 인하대 강연) 등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또한 강부총리는 『정부는 개별기업 문제에 직접 개입할 수 없다』고 거듭강조하며 『이번에도 다시 과거방식(정부개입)으로 대응한다면 우리의 구조적 취약성을 더욱 심화된다』(9월4일 21세기 국가과제 추진보고)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런 그의 생각은 3일의 재경원 간부회의에서의 발언에서 의도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우리(재경원)가 해야 할 일은 부실기업 부실채권을 효과적으로 정리하는 원칙과 제도를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특정기업을 구제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처리과정을 통해서 경제계 금융계 전체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는 소신과 배짱이 가득한 것 같지만 적절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음모설에 「열」을 받은 나머지 『부도유예협약의 폐지도 검토하겠다』고 발언, 금융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김경철 기자>김경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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