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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930원’ 파격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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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달러=930원’ 파격적 전망

입력
1997.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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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연구원 “이달까지가 상승세 최대고비”/금융권 외환딜러들도 “920선은 돌파” 예측/엔­달러 환율·기아 처리방향 등 주변수로한국금융연구원(원장 박영철)은 6일 미국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이 현재 905∼907원에서 올해안에 달러당 930원선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금융기관과 무역업계 등이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과연 어디까지 올라갈지 몰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영향력있는 연구기관이 「1달러=930원」이라는 파격적인 전망치를 발표, 관심을 끌고 있다. 금융기관이나 무역업계가 이 같은 전망치에 동의할 경우 달러사재기, 또는 달러 가수요 현상이 심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이날 「하반기 환율전망」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외환시장안정대책에도 불구, 국내외 시장여건상 가파른 환율상승세는 적어도 이달말까지 계속될 것이며 따라서 9월은 환율움직임의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같은 환율상승은 경제여건이 더 이상 악화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4·4분기이후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엔-달러환율의 변화 ▲동남아 외환위기의 진전 ▲기아그룹 처리방향을 포함한 대기업 추가부도여부 등 세가지 변수에 따라 달러당 930원벽을 깰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외환당국은 현재 가수요가 증폭되고 있는 외환시장동향에 우려감을 표시하며 환율이 달러당 900∼905원에서 진정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금융권 외환딜러들은 환율이 920원선은 넉넉히 돌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외환시장의 가수요 ▲달러 강세 ▲9월말 반기결산을 앞둔 일본금융기관들의 외환수요증가 등으로 환율의 상승가속도는 적어도 이달말까지는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상수지가 점적 개선되고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 등 정부의 외자유입대책으로 환율의 절하(상승)압력은 4·4분기 이후 절상(하락)압력으로 전환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연구원 이충렬 박사는 그러나 『10월이후 환율은 안정세에 진입이 예상되나 엔―달러환율 변화 및 대기업 추가부도발생 여하에 따라 2∼3% 추가절하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의 환율수준(달러당 905원)에 비춰볼때 2∼3% 절하되면 환율은 923∼932원이 된다.

우선 엔―달러 환율의 경우 달러강세기조가 계속돼 엔화의 미달러화에 대한 환율이 연내 달러당 125∼130엔까지 오른다면 원화환율도 2∼3% 추가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둘째, 7월이후 15∼30%까지 급격히 절하된 동남아 국가환율이 추가상승한다면 정부도 수출경쟁력 보전을 위해 「인위적 고환율」정책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한 외환딜러는 『경쟁국 환율이 계속 오를 경우 4·4분기 이후 달러가 유입되더라도 경상수지보전을 위해 정부는 외환보유고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환율하락을 막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세째, 거대기업 도산사태가 또다시 발생한다면 국내금융시장은 금리·환율폭등, 주가폭락 등 걷잡을 수 없는 상황속에 외국인주식자금 이탈로 심각한 외환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연구원은 관측했다. 이 점에서 이달말 기아그룹의 처리향방은 향후 환율움직임에 커다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한편 정부는 외환시장안정을 위해 ▲국책은행차입(20억달러) ▲무역자본자유화(30억달러)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15억달러) ▲채권시장개방확대(20억달러) 등 최대 85억달러의 외자를 연내 유입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국내 증시여건 및 불명확한 채권시장 개방일정등으로 실제 자본유입액은 정부기대에 못미칠 것이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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