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교육위원회 의장이 구속된데 이어 교육감마저 어제 구속됐다. 교육자치의 의결기관장과 집행기관장이 돈으로 뽑힌 혐의가 드러나 구속됨으로써 울산의 교육자치가 출발부터 「쑥대밭」이 돼버린 것이다.교육자치제 선거가 돈이 오가는 3류정치판처럼 돼 교육위원이 구속되는 불상사는 지난번 서울과 인천의 교육감 선거에서 이미 있었던 일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교육위원회 의장과 교육감이, 그것도 한지역에서 한꺼번에 구속된 것은 최초다.
교육자치가 92년 부활돼 1기를 끝내고 2기에 접어들었건만 아직도 정착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혼탁선거와 부정에 휘말리게 되는 원인은 어디서 비롯되는 것일까. 그 내막을 캐보면 첫째로 교육자치를 담당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부터가 문제라 않을 수 없다. 두번째 원인은 교육위원과 교육감을 뽑는 선거제도에 부정과 비리가 낄 소지가 너무 많다는 점을 꼽을 수 밖에 없다. 도덕성과 청렴성을 무엇보다 중히 여겨야 할 교육자치선거에 금권과 사욕을 앞세운 부적격자들이 판을 칠 수 있도록 교육위원과 교육감의 자격요건을 느슨히 한 게 문제를 야기시킨 근본원인인 것이다. 그런데도 하물며 교육위원을 이중간선으로 뽑고 교육감마저도 비추천, 무등록의 교황선출 방식으로 하게 한 것도 부정과 혼탁의 소지를 부추겼다.
교육자치제도의 이같은 본질적인 하자는 1기 교육자치에서 이미 문제점으로 등장했었다. 그런데도 지금껏 그대로 방치한 제일의 책임은 주무부처인 교육부에 있다 할 것이다. 또 교육자치선거제도의 문제점에 대한 교육계의 끈질긴 개선요구를 아직까지도 묵살하고 있는 정치권의 책임 또한 적다고 할 수 없다. 때문에 우리는 이번 울산사건이 교육자치의 잘못된 선거제도를 개선하는 일대 전기가 됐으면 하는 기대가 크다.
교육위원과 교육감의 선출방식을 주민직선이나 교원 또는 교육단체의 직선제로 바꾸는 것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그리하여 오는 정기국회에서 교육자치 법률안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 교육자치가 부적격자에 놀아나고 돈선거로 타락하는 것이야말로 교육을 죽이는 일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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