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환차익 노린 투기거래 점차 늘어/선물환가격 달러당 950∼1,000원선 치솟아/국내시장 심리적 선도 환율 부추길 우려역외선물환(NDF)시장이 국내 외환시장과 환율에 새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NDF란 94∼95년께부터 홍콩 싱가포르 등에 형성된 원―달러 선물환시장으로 하루 거래규모는 약 2억5,000만달러에 달한다. 3개월, 6개월, 1년 등 일정 시점후의 환율을 예측, 거래하되 원금은 교환하지 않고 차액만 결제함으로써 실제 원화없이도 원화를 거래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NDF시장는 당초 국내에 들어온 외국투자자들이 환율변동위험을 회피(헤지)하기 위해 만든 선물환시장이지만 지금은 원화 환차익을 노린 투기거래가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헤지펀드(핫머니)들도 NDF를 통해 원화투기거래를 점차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일 외환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NDF시장에서 3개월짜리 원화 선물환가격은 「사자」가 달러당 946원, 「팔자」는 달러당 950원에 호가되고 있다. 이는 국내 외환시장의 선물환가격(사자 918원, 팔자 922원)보다 30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특히 1년물 원화 선물환가격은 1,000원선을 돌파, 달러당 1,003원(팔자 기준)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외환딜러는 『NDF에서 원화환율이 이처럼 급등하는 것은 향후 원화환율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NDF 속성상 거래자파악이 어렵지만 헤지펀드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 외환당국자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실수요거래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비거주자(외국인)의 투기거래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특히 역외시장과 국내시장간에 철저한 차단벽이 놓여져 있기 때문에 핫머니가 국내외환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밝혔다. 또 자본시장개방이 미약하고 원화는 아직 국제통화가 아니기 때문에 「원화」에 대한 핫머니의 매력도 적다고 이 관계자는 말했다.
하지만 NDF의 중요성은 국내환율의 「심리적 선도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비록 국내 외환시장과 역외시장간 차단벽이 놓여 있다고는 하나 급등하는 NDF가격은 국내외환시장에 심리적 영향을 미쳐 향후 원화환율을 더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이같은 심리적 연결고리는 NDF의 투기적 거래가 국내 외환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결국 국내환율도 투기적 세력에 점차 노출되어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NDF시장에서 원화 선물환가격이 국내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됨에 따라 일부 외국계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변칙거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외환시장에서 선물환거래를 통해 달러를 920원에 매입한 후 NDF에서 950원에 팔면 그 만큼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외환당국도 이같은 불법거래가 국내외환시장에 커다란 교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정밀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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