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식당체인점 속속개점 성시/전통음식도 로열티 내야할판청소년들 사이에 일본문화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일본서 역수입된 우리전통음식이 일식집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김치가 「기무치」로 바뀌어 일본에서 역수입되고 있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곧 비빔밥이나 갈비, 육개장, 국밥에다 심지어 배추겉절이까지도 일본에 로열티를 주고 사먹어야 할 판이다. 이들 음식들을 일본음식화해서 파는 일본식당 체인점들이 국내에 속속 문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대학로와 길동에는 솥밥이란 뜻의 「가마메시(부반)」를 상호로 한 일식집이 5월 개점, 성황을 이루고 있다. 깔끔한 일식집 분위기를 풍기고 있으나 이곳에서 내놓는 음식은 김치, 콩나물, 버섯, 불고기, 솥밥 등 우리음식만 20여가지. 이 음식들은 일본 다이키사의 솥밥자동조리기로 만들어지는데 업소측은 이 회사가 최근 개발한 비빔밥조리기 「전주」도 곧 들여와 메뉴에 비빔밥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솥밥 조리기는 30평 식당용을 기준으로 가격이 1천만원대이다. 일본 다이키사는 현재 다이키코리아사와의 합작형태로 「가마메시」를 운영하고 있으나 곧 솥밥과 비빔밥을 주 품목으로 하는 직영점을 시·도에 1∼2곳씩 열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본내 30여개 직영점포망을 통해 갈비, 깍두기, 겉절이, 육개장, 비빔밥 등을 팔고 있는 일본 패밀리레스토랑 「다카라지마」도 곧 국내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다카라지마」를 운영하는 업체는 이미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 외식업체 C사로, 이미 국내 몇몇 기업들이 「다카라지마」체인점의 도입의사를 적극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마메시」에서 판매되는 솥밥류는 6천∼8천원대로 국내 한식당보다 2천∼3천원 정도 비싸다. 또 「다카라지마」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상륙할 경우 매출액의 일부를 로열티로 일본 본사에 지불해야 한다.
한편 일본 「기무치」의 국내판매량은 95년 1천달러에도 못미쳤던 수입액이 불과 1년만에 2만7천달러로 급증했다.
우리 전통음식까지 일본에서 역수입되는 현실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른 어떤 문화적 종속보다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경희호텔전문대학 조리학과 신민자(한식전공) 교수는 『우리 음식대신 인스턴트식품으로 청소년의 입맛을 잘못 길들여온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면서 『이들 업소의 성공 비결인 깔끔한 분위기, 다양한 메뉴, 친절한 서비스 등을 우리 전통식당들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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