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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우마 베이/전상돈 체육부 차장(앞과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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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우마 베이/전상돈 체육부 차장(앞과 뒤)

입력
1997.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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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끝나면 신문지상에 등장하는 단골메뉴가 있다. 피서객들이 남긴 쓰레기와 관광객 급증에 따른 환경훼손에 대한 고발기사다.올해도 어김없이 이 같은 기사가 신문지상에 등장했다. 한국일보 3일자 35면에는 낙동강 환경관리청과 대학교수 전문가들이 조사한 한려해상국립공원내의 환경파괴 고발기사가 지면머리에 자리잡았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하와이의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가 떠올랐다. 하나우마 베이는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의 남동부 해안을 파고 들어가 마치 어항처럼 생긴 해수욕장이다. 바닥에는 산호초가 낮게 깔려 있고 100여m를 나가도 한길이 되지 않아 매우 「하나우마(완만)」한 이 곳을 관광명소로 만든것은 다름아닌 열대어다.

근처에서 6달러에 빌릴 수 있는 스노클을 끼고 바다 속에 머리를 담그면 형형색색의 열대어가 놀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물고기는 놀라 도망가기는 커녕 사람들 주변에 몰려들어 오히려 들여다 본 사람이 놀랄 정도다.

열대어들은 무릎밖에 차지 않는 얕은 물에서도 해수욕객들의 틈새를 여유롭게 돌아다닌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물고기를 길들여 바다 속에 풀어놓은 것도 아닐텐데.

와이키키 비치를 포함하여 오아후섬의 해변에서는 낚시와 음주가 엄격히 금지된다. 이곳도 마찬가지인데 거기에다 흡연까지 금하고 있다. 담배를 피우려면 해변에서 500여m나 떨어진 택시 주차장까지 걸어가야 한다. 아마도 하나우마 베이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흡연이 금지된 자연 해수욕장인듯 싶다.

또한 이곳에는 오아후섬 전역을 누비고 다니는 단체관광객들이 없다. 관광버스와 개인차의 진입을 금하고 있어 이곳을 찾으려면 요금이 매우 비싼 택시를 이용하거나 주변 마을에 차를 세워놓고 2, 3㎞를 걸어야 한다.

금주, 금연에다 불편한 교통은 관광수입보다 더욱 소중한 하나우마 베이의 열대어를 위한 배려다. 그렇기에 이곳은 쓰레기 대란이나 생태계파괴는 상상조차 할 수 없고 물고기와 함께 수영하는 관광명소로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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