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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먹해진 북한 달래기/미 민항기 첫 평양행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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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서먹해진 북한 달래기/미 민항기 첫 평양행 의미

입력
1997.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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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사 망명이후 관계고려 전격허가/의약품 지원이어 경제제재완화 조짐오는 8일 미국의 민간항공기가 구호의약품을 싣고 한국전쟁이후 처음으로 평양을 향해 출발하게 된다. 지금까지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을 태운 군용기가 북한영공에 들어간 적은 있으나 민항기가 평양공항에 직접 착륙하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항공기의 북한행은 인도적 차원에서 취해진 결정이지만 그 이면에는 장승길 전이집트 주재 북한대사 일행의 망명사건으로 어색해진 미북관계를 의식한 정치적 고려가 숨어있음이 분명하다. 또한 미국이 아직도 민항기의 전면적인 북한영공 비행을 허가하지 않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때 이번 일은 대북 경제제재완화의 가능성까지 엿보게 한다.

이번에 북한에 의약품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NGO)인 아메리케어스(AmerCares)는 총지원규모 2천3백만달러중 1차분인 8백만달러 상당의 항생제, 아스피린, 고무장갑, 청진기 등을 에어 트랜스포트 인터내셔널(Air Transport International)의 DC8 항공기에 실어보낼 예정이다. 아메리케어스측은 지난 6월부터 유엔대표부를 통해 북한측과 접촉, 지원의약품을 군사용으로 돌리지 않는다는 보장과 물품전달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전문가의 북한체류 허용 등을 북한으로부터 다짐받았다. 이에 따라 이번 지원에는 아메리케어스 관계자, 자원봉사 의사 및 간호사 등 10여명이 북한에 들어가 12개 병원에 의약품이 전달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아메리케어스측은 의약품의 직접지원을 위해 국무부와 재무부 등 관계자들과도 접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한 지원물품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국무부의 협조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민항기의 북한상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재무부의 공식허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재무부는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의 일환으로 민항기가 북한영공을 비행하거나 비상착륙하게 될 경우에 따르는 비용지불에 관한 규제를 해제한 바 있으나 이번 경우는 이에 해당치 않아 적성국에 대한 대금지급 등을 위한 사전허가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연방항공국(FAA)은 안전상의 이유로 민항기의 북한영공 비행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허가도 별도로 받아야 한다.

이번 지원이 가능하기까지 이처럼 복잡한 허가절차가 비교적 단시일내에 완료될 수 있었던 것은 북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국 정부당국의 이번 결정에는 인도적·정치적 이유가 복합돼 있다』고 말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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