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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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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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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가 죽은지 1주일이 다 돼 가는데도 뒷얘기는 거미줄처럼 끊임이 없다. 요 며칠 사이는 영국인의 이상추모열기가 단연 세계 매스컴의 화제다. 영국역사에 이런 예가 없었다는 것이다. ◆영국 언론은 그 원인이 대체 뭣이냐를 놓고 갑론을박 법석을 떨고 있다. 사회평론가는 화석화한 왕실에 인간의 체취를 불어 넣으려 애썼던 다이애나를 대중이 마음 속의 우상으로 간직하고 있던 터에, 너무나 비극적인 죽음 탓으로 상실감이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반면에 정치평론가는 이 추모열기가 그렇게 만만히 볼 일이 아니라고 겁을 준다. 저우언라이(주은래) 후야오방(호요방)이 죽었을 때 톈안먼(천안문) 광장의 추모군중처럼, 입헌군주제와 정치인을 위한 정치체제 자체에 염증을 내고 있는 영국인의 체제변혁 기운인지도 모르니 추모식 당일의 움직임을 잘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의 죽음에 꽃다발을 바치는 시민의 마음은 그렇게 거창하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다이애나는 그 아름다움 자체만으로도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었다. 그 작은 기쁨으로 사람들은 시름을 잊고 행복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그 한순간의 행복을 꽃다발에 담아 감사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과, 인물은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영국인의 공리적 가치관이 다이애나를 만들어 낸 것이다. 다이애나 인기의 정체는 그런 것이다. 인기에 집착해 경선 승복의 대의를 버리려는 것같이 보이는 이인제 지사에게 더 큰 정치인이 돼 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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