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교수가 대학의 취업교육 열풍을 비판하며 「인문교육 부활」을 선언했다. 소설 「영원한 제국」의 작가 이화여대 국문과 류철균(31·필명 이인화) 교수는 최근 발간된 교지 「이화」 56호에 기고한 「이화의 대학문화」라는 칼럼에서 『컴퓨터와 어학연수 등으로 세월을 보내며 허탈에 찌든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며 대학사회의 직업교육장화를 비판했다.류교수는 『대학에서는 황석영의 「삼포 눈밭」과 김승옥의 「무진 안개」, 영화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자작나무」와 빔 벤더스의 「사막」 등이 세련된 실무이론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류교수는 『대학생들이 컴퓨터와 어학연수에 목을 매는 이유는 정보화·국제화·세계화라는 공허한 구호 때문』이라며 『실체를 바라보라』고 충고했다.
그에 따르면 「정보화」는 컴퓨터산업을 확대 재생산하려는 왜곡된 자본 논리에 불과하며, 21세기의 국제화·세계화는 국민국가의 소멸이 불가능한 만큼 과장된 논리라는 것이다.
컴퓨터와 어학공부는 단지 「참신하고 창조적인 정보가 있는 번지수를 확인하는 기능」을 습득하는 것일 뿐, 그 틀에 담겨지는 내용에 접근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류교수는 『영어회화나 컴퓨터는 다른 사람을 사서 써도 되지만 자신의 전공영역에서 실적을 내지 못하면 누구도 당신에게 돈을 주지 않는다』며 『학생들의 미래는 정규 교과교육을 하는 교수들의 강의실에 있는 것이지, 시류가 만들어 낸 과외학원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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