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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제된 공항 안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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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문제된 공항 안전(사설)

입력
1997.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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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기 괌공항 추락사고로 228명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한지 한달이 안됐다. 그 참변의 아픔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외국항공기를 탑승했던 한국인 여행자들이 희생됐다. 프놈펜근교 국제공항에서 악천후를 무릅쓰고 무리한 착륙을 시도하던 베트남 항공 815편 여객기가 추락하면서 한국인 탑승자 21명이 전원 희생되는 참변이 빚어진 것이다.도대체 우리 국민들이 왜 이 가혹한 시련을 연거푸 당해야만 하는지 통탄을 금키 어렵다. 희생자 21명은 단순한 관광객이 아니었다. 후진 캄보디아에서 의료와 선교, 그리고 무역과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하려는 개척의 선구자들이었다는 데서 우리의 가슴은 더욱 애절하다.

캄보디아가 어떤 나라인가. 오랜 내전과 불과 두달전까지도 제1·제2총리가 총부리를 맞대는 싸움을 했던 곳이다. 또한 반인륜의 「킬링 필드」(살육의 땅)이기도 했다. 참변 수습이나 탑승자 인명구조는 아랑곳하지 않고 박살난 비행기 주변에서 지갑과 귀금속을 도둑질하고 희생자들의 옷가지마저 벗겨 가는 현지주민들의 행동으로 그 나라의 상황은 설명이 되고도 남는다.

그러나 지금은 그러한 일들을 통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부가 해야 할 제일의 급선무는 우리의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해 잘 보존하고 신속히 국내로 운구하는 일이다. 수습을 위한 인력과 장비를 한시라도 빨리 보내 캄보디아 정부의 사고처리를 도와 원만한 수습이 이뤄지도록 하는 일이다. 그 다음으로 정부가 할 일은 사고원인조사에 참여할 수 있는 대로 참여해 사고의 책임이 어디 있는가를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다. 이것은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지금은 지구촌시대다. 226개의 지구촌 나라 중에서 172개 국가에 560만명의 우리 교민이 흩어져 산다. 해외여행자만도 한 해 기백만명에 달한다. 때문에 세계 어디에서 발생한 항공기 사고도 우리와 무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항공기 여행이야말로 일상의 교통수단이 돼버렸다. 국내항공은 더 말할 것 없고 해외 항공여행에 대한 안전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정부 특히 외무부에 부여된 지구촌시대의 새로운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지구촌시대의 해외 여행에 대비한 국민보호에 적극 대처해야 할 것이다.

이제라도 정부가 해외여행안전대책의 일환으로 외국공항이나 항공사들의 안전도에 관한 등급을 조사, 안전도가 높은 곳을 이용케 하고 무분별한 단체여행을 삼가도록 계몽할 필요가 시급해졌다. 또한 괌사고때도 지적한바 있지만 전문적인 해외항공사고 대책기구와 인력도 확보해 둬야 할 것이다. 또한 항공기를 제작 판매하는 외국의 대메이커는 말할 것도 없고 각 나라는 공항의 모든 설비를 점검해 급증하는 항공기 사고를 예방하는 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항공기 사고는 이제 어느 나라에도 예외가 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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