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 영국왕세자비의 교통사고 사망과 관련해 이른바 「파파라초」들의 과잉 취재행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해외에선 대중스타들의 입을 빌어 파파라초를 파렴치한으로 모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고 국내 언론들도 「사진기자」 「사진작가」 「상업적 사진기자」 「프리랜서 사진작가」 등 나름대로 파파라초의 의미를 해석해 그들을 비난하는 기사에 동참하고 있다. 이러한 원칙없는 단어해석과 파파라초라는 직업의 정체성에 대한 설명부족으로 파파라초와 관계없는 신문과 통신사의 사진기자들이 따가운 시선을 받고있다.
사실 우리나라에는 파파라초라는 직업이 없다. 신문과 방송을 통해 접하는 파파라초의 취재모습이 언론사 사진기자들과 똑같이 보이지만 셔터를 누르는 목적은 크게 다르다.
파파라초는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 그 사진을 언론이나 통신사에 파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어떠한 법적 보호장치도 없이 시속 180㎞의 속력으로 오토바이를 탄 채 다이애나를 쫓은 것은 그들의 사진이 목숨을 걸 만큼 엄청난 액수의 금액으로 팔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고로 함께 사망한 이집트 부호의 아들 도디 알 파예드와 다이애나가 해변에서 포옹하고 있는 사진은 영국의 타블로이드 신문에 75억원에 팔렸다고 전해진다.
파파라초는 누구와도 협조하지 않고 오직 자신만을 믿고 사진을 통해 얻게 될 금액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찍는다. 위험을 무릅쓰고 취재에 임하는 모습은 비슷할지 모르나 파파라초는 아무리 커다란 일이 벌어져도 돈이 되지 않으면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사진기자는 사진의 상업적 가치보다는 그 사진이 가져올 사회적 파급효과를 먼저 생각하고 그 순기능과 역기능까지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진기자들이 꿈꾸는 사진은 스타나 유명인의 불륜현장이 아니라 사건, 사고현장의 생생한 모습, 혹은 사라예보, 체첸, 르완다 등 분쟁현장의 아픈 모습이다.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파파라초가 생길지 모르겠지만 그 때도 사진기자의 역할과 기능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사진기자는 현장에서 역사를 찍는 증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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