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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합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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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합병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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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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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35∼75% 발기부전 발생/인슐린 사용여부나 병의 경중과는 무관/완치 힘들지만 약물·주사요법으로 성생활 가능최근 50대 초반의 당뇨병 환자 K씨가 클리닉을 찾았다. 그는 3년동안 식이요법과 내복약 복용으로 치료한 결과 어느 정도 혈당이 조절되고 합병증도 없이 잘 지내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발기가 잘 되지 않고 되더라도 도중에 사그라들어 낭패를 당하기 일쑤였다. 최근에는 아예 발기가 되지 않았다. 진찰결과 당뇨병 외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어 당뇨병성 발기부전으로 진단됐다.

성기능은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기 때문에 발기부전은 일종의 노화현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당뇨병이 있으면 일반인에 비해 그 과정이 10년 내지 15년정도 빨리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기부전은 당뇨병 환자의 35∼75%에서 발생한다. 당뇨병 외에 고혈압 심장병 만성간질환 만성신장질환 등의 성인병과 지나친 음주 흡연도 발기부전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단일질환으로 가장 흔한 발기부전 원인은 역시 당뇨병이다.

당뇨병은 왜 발기부전을 초래하는 것일까. 남성의 음경을 자동차 타이어에 비유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타이어가 탱탱해지려면 우선 고무가 신축성이 있어야 하고 공기가 적절히 공급돼야 한다. 또 적정한 공기압을 계속 유지하려면 타이어에서 바람이 새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당뇨병이 있으면 신경과 혈관계통에 이상이 생겨 타이어의 고무에 해당하는 음경해면체가 굳어져서 신축력을 잃게 된다. 음경동맥도 좁아져 타이어의 공기에 해당하는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발기가 어렵고 되더라도 타이어에서 바람이 새듯 해면체에서 혈액이 빠져나가게 된다. 이런 증상은 당뇨병의 경중과 인슐린 사용여부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발기부전 증세가 나타나면 거의 영구적이기 때문에 조기에 당뇨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게 유일한 예방법이다.

그렇다고 성생활을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다. 당뇨병성 발기부전은 근본적으로 완치할 수는 없지만 의술의 도움을 받으면 만족스런 성생활을 즐길 수 있다. 발기부전 환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치료법은 경구용 약물복용이다. 그러나 아직 효과가 좋으면서 부작용이 적은 경구용 제제는 등장하지 않았다. 최근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먹는 약물이 곧 등장할 전망이다.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진공흡입기를 이용, 인위적으로 음경에 혈액을 빨아들여 발기를 유발한 뒤 음경 밑부분에 고무밴드를 걸어 발기상태를 유지하는 치료법이 있다. 그러나 사용하기가 불편하고 정서적으로 맞지 않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이다.

최근 활발히 이용되는 치료법은 자가주사요법이다. 성관계를 맺을 때마다 음경해면체와 음경동맥을 확장하는 약물을 자가주사하는 방법. 한창 때의 발기상태를 유지하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 아직 주사에 대한 거부감과 부작용 염려로 망설이는 경우가 있으나 한두차례 시도하면서 뛰어난 효과와 안전성을 경험하고는 대부분 만족한다. 최근에는 약물을 요도로 주입하는 치료법도 쓰이고 있다.

주사를 기피하거나 효과를 못보는 환자에게는 음경보형물 삽입술이 적용된다. 수술 합병증은 5%미만으로 환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결론적으로 당뇨병성 발기부전은 더 이상 숨기거나 포기할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생활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안태영 울산대 의대 교수·서울중앙병원 비뇨기과>

◎망막이상 가장 빈발/혈압·혈당조절이 최선

당뇨병 환자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하고 중요한 합병증은 당뇨망막증이다. 당뇨병은 성인의 실명을 초래하는 가장 주된 원인이다. 당뇨병에 의한 실명을 예방하려면 우선 망막증이 생기는 것을 막아야 한다.

당뇨망막증의 예방=당뇨병을 앓은지 오래 될 수록 망막증의 발생 위험은 높아진다. 망막증의 발생을 막으려면 당뇨병 초기에 혈당을 잘 조절해야 한다. 발병한지 5년내의 환자 중 혈당을 잘 조절하지 않은 사람은 혈당을 정상으로 유지한 사람보다 망막증 발생률이 3배이상 높다. 혈당은 계속 정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혈당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은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

혈압이 높으면 망막증이 잘 생기고 병의 진행도 빨라진다. 당뇨병 환자는 대개 고령이고 고혈압이 동반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혈압 조절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눈을 다치거나 안구 수술을 해도 망막증이 생기거나 악화할 위험이 높아진다.

백내장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백내장 수술 후 망막증이 생기거나 악화할 위험이 높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반면 고도근시, 녹내장, 시신경위축, 망막반흔 등이 있으면 망막증이 잘 안생기며, 나타나도 그 정도가 경미하다. 따라서 망막증을 예방하려면 초기부터 정상혈당 유지, 혈압조절이 필요하며 눈수술할 경우에는 미리 레이저치료를 하는 등 적절한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당뇨망막증의 치료=일단 망막증이 생기면 정상으로 되돌리기가 매우 어렵다. 치료의 목표는 더 이상의 진행을 막고 현재의 시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발병 초기에는 시력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약물이나 레이저치료로 시력을 유지시켜주면 평생 큰 불편없이 생활할 수 있다. 망막증이 진행돼 시력이 많이 나빠지면 상태에 따라 레이저나 수술치료를 한다. 상당수의 환자들은 이같은 치료를 통해 어느 정도 시력을 회복할 수 있다. 심한 망막증으로 완전 실명된 경우라도 절반 가량은 유리체 수술로 시력을 찾을 수 있다.

레이저치료는 단일 파장의 강력한 광선을 동공을 통해 안저(눈내부 뒤쪽)에 쏴 망막의 병변부위를 선택적으로 응고·파괴하는 방법이다. 유리체 수술은 안구내에 작은 구멍을 뚫어 조명을 한 뒤 현미경으로 보면서 눈속의 나쁜 조직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이 수술은 거의 실명상태에 달해 다른 치료법이 없을 때 시행한다.

당뇨망막증의 예방과 치료는 적기에 적절한 방법을 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필수적이다. 망막에 이상이 없으면 매년 1회, 망막증이 있으면 진행상태에 따라 1개월 내지 6개월에 한 번씩 안저검사를 해야 한다.<이재흥 서울대 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안과 과장>

◎‘발을 조심하라’/혈관·신경계이상 다리감각저하 유발/심하면 살 썩거나 골수염까지 진행

당뇨병 환자들은 「항상 발을 조심하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는 당뇨병 환자의 발에 합병증이 잘 생기고, 한 번 걸리면 좀처럼 낫지 않기 때문이다.

당뇨병으로 발에 생기는 병변은 여러가지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발바닥, 뒤꿈치, 발가락 사이 등이 패여 들어가는 궤양이다. 살의 일부가 썩거나 관절이 파괴되고 발모양이 변형되기도 한다. 당뇨병은 여러가지 합병증을 유발한다. 특히 혈관과 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족부질환을 일으킨다. 다리의 혈관이 좁아지면 아래쪽으로 피가 잘 통하지 않아 발이 차갑게 느껴지고 걸으면 저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가만히 있어도 다리가 저리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발톱이 두꺼워진다.

최악의 경우 발이 썩을 수도 있다. 이런 혈관합병증의 발생에는 몇가지 위험요인이 작용한다. 대표적인 게 흡연 고혈압 고혈당 고콜레스테롤증 등이다. 따라서 금연, 혈압과 혈당의 지속적인 조절, 규칙적인 운동 등이 필요하다. 신경에 합병증이 생기면 발의 감각이 떨어지고 근육의 균형이 깨져 발에 변형이 올 수 있다. 자율신경 마비로 땀이 나지 않고 피부가 거칠어지며 심하면 갈라진다. 이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게 감각저하이다. 감각이 둔해지면 통증을 느끼지 못하거나 아주 약하게 감지된다.

이럴 경우 상처나 화상을 입어도 잘 모르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등 각종 손상에 무방비로 노출되기 쉽다. 실제로 발에 합병증이 생긴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는 사소한 상처를 소홀히 여겼다가 큰 고생을 하게 된다. 심지어 균이 뼈까지 침투해 골수염으로 다리를 절단하는 경우도 많다.

당뇨병성 족부질환은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항상 조심하는 게 최선이다. 또 하찮은 상처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다음의 예방사항을 잘 숙지, 일상생활에서 철저히 지키도록 하자.

▷당뇨병성 족부질환예방법◁

1. 담배를 끊는다.

2. 하루 한 번이상 발을 검사한다.

3. 발을 자주 깨끗이 씻은 후 잘 말린다.

4. 뜨겁거나 찬 것을 항상 조심한다.

5.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6. 굳은 살을 잘라내거나 화학약품을 쓰지 않는다.

7. 상처나지 않도록 신발 속을 항상 살핀다.

8. 순한 로션을 발라 피부가 건조하고 갈라짐을 막는다.

9. 양말은 발에 잘맞는 것으로 매일 갈아 신는다.

10. 신발은 처음 신는 순간부터 편안한 것을 고른다.

11. 샌들이나 슬리퍼는 피한다.

12. 발톱은 일자로 깎고 가장자리를 파지 않는다.

13. 다리를 꼬고 앉지 않는다.

14. 발에 상처나 물집이 생기면 즉시 의사에게 간다.<김광원 성균관대 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내분비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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