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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도 “큰별 잃었다”/늘씬한 자태·탁월 감각 세계유행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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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도 “큰별 잃었다”/늘씬한 자태·탁월 감각 세계유행 선도

입력
1997.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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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왕세자비 다이애나가 그토록 세인의 이목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영국 왕세자비라는 직위, 늘씬한 자태와 세련된 매너 등에 못지않게 탁월한 패션감각이 주효했다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그는 유행의 흐름에 자신의 스타일을 접목시켜 전 세계적인 모방패션을 창조하곤 했다. 이 때문에 그의 패션은 가슴이 깊이 파이고 속이 비치는 야한 이브닝드레스를 입어도 천박하지 않고, 청바지에 야구 모자를 써도 단아함이 배어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왕실의 전통의상에 얽매이지 않고 시간과 장소, 모임의 성격에 가장 알맞는 옷을 골라 액세서리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그의 패션비결이었다.

물론 그의 패션은 주름장식에 헐렁하고 폭이 넓은 왕실 고유의 스커트를 입었을 때에도 꾸밈없이 아름답다는 평이 자자했다. 그러나 찰스 왕세자와의 관계가 냉랭해지면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패션에 불어넣었다.

92년 찰스와 별거에 들어갔을 때 그는 인도의 타지마할묘 앞에서 한 장의 사진을 찍었다. 인도의 왕이 사랑하는 왕비의 죽음을 기려 만든 이 아름다운 건물을 배경으로 주홍빛 슈트와 스커트의 차림으로 벤치에 혼자 앉아있는 모습은 한 여인의 지독한 외로움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찰스가 94년 방송에 출연, 카밀라 파커볼스와의 간통사실을 실토했을 때 가슴과 어깨선이 드러나고 속이 훤히 비치는 검정색 원피스패션을 선보였다. 마치 「이래도 내 탓인가」라고 항변하듯이 말이다.

패션 전문가들은 『다이애나는 패션계의 최고 선두주자는 아니었으나 사람들이 매우 좋아했던 인물』이라고 평했다.

파파라초들은 『의도적으로 그를 나쁘게 찍으려해도 불가능할 정도』라고 입을 모은다. 그의 화려한 패션에 대리만족을 느꼈고 수수한 옷차림에 친근함을 표시했던 많은 여성들이 그의 사망을 안타까워하는 이유인 것이다.<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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