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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 달라지려나/‘사면’ 즉각거부에 의문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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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심 달라지려나/‘사면’ 즉각거부에 의문 증폭

입력
1997.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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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당의 이회창 대표 진영이 일으킨 두 전직대통령 조기사면건 파문의 가장 심각한 후유증은 김영삼 대통령의 「본심」에 대한 의문의 증폭이라 할 수 있다. 김대통령이 지금까지 「참으로 힘들게」 이끌어온 이대표의 손을 놓을지도 모른다는 분위기가 여권 일각에 감돌기 시작한 것이다.그러나 3일 현재까지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은 『김대통령의 이대표 지원 의지에 변화가 생기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단호하게 부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들은 김대통령이 2일 이대표와 긴급 심야회동을 가진 것도 이같은 「의심」을 서둘러 해소하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당내에서 후보교체론이 본격 대두하고 있는 시점임을 지적했다.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일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내분에 휩싸일 것이 뻔하므로 김대통령은 이대표 지원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 위해 사면건의 파문을 조기에 매듭지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김대통령 한계론」을 신중하게 토로하는 것도 사실이다. 김대통령의 의지와 노력으로도 전혀 개선될 수 없는 상황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대표의 낮은 지지도는 김대통령이 인위적으로 끌어올리기 힘들며 이대표의 정치개성도 참으로 바꾸기 어렵다』면서 『정권재창출을 책임진 김대통령으로서는 다각도의 방안을 심사숙고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다른 생각을 할 것이라는 일부의 관측은 이대표의 낮은 지지도뿐 아니라 조기사면 파문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이대표 진영의 정치력 부족에 대한 청와대의 우려가 정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근거한다. 특히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하는 정치력이야말로 누가 가르쳐서 되지 않는, 태생적 능력이라 믿고 있는 김대통령이 이번 파문을 통해 이대표 등의 정치력에 회의를 느낀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대통령 특유의 자존심과 오기도 적지않게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대통령의 권위나 입장을 염두에 두지않고 총재직 이양, 신한국당 당헌 개정 등의 문제 제기를 하는 이대표측에 대해 감정적 앙금을 씻어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인지 청와대 관계자들의 말의 뉘앙스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후보를 선출해놓고 어쩔 수 없지 않느냐』라고 했던 말이 최근에 들어서는 『일단 추석 후를 지켜보자』는 말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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