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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 악재… 여 어디로 가나/청와대와 틈새에 분당조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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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 악재… 여 어디로 가나/청와대와 틈새에 분당조짐까지

입력
1997.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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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불패’ 신화에 한가닥 위안신한국당이 난기류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와 당 사이에 틈새가 드러나도, 대통령후보의 지지도가 열세를 면치 못해도, 이를 극복하려는 적극적 노력이 보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비주류를 중심으로 후보교체론이 제기되고 이인제 지사의 주변에서는 독자출마의 움직임이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전직대통령의 추석전 사면건의 파동이 일어나자, 당은 그야말로 속수무책의 공동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주요 당직자들의 방을 찾는 의원들이나 외부인사의 발길도 거의 없다. 대신 비주류 의원들의 의원회관 사무실에는 의원들이나 보좌진들이 삼삼오오 모여 「후보교체론」과 「분당론」을 화두로 삼고 있다.

13대(87년), 14대(92년) 대선때에도 여권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처럼 여당후보가 지지도면에서 열세에 처하지는 않았다는게 당안팎의 공통된 지적이다. 경선직후 야당후보에 훨씬 앞서다가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 여권의 충격은 더욱 큰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의 불안감은 외형적으로는 병역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병역문제가 이대표의 지지도를 하락시키고, 지지도의 하향세가 이대표의 힘을 약화시키고 당내 분열조짐을 촉발시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난기류의 원인이 병역문제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97 대선」의 패러다임이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졌음에도 여권 지도부가 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3, 14대 대선 때만해도 여권은 막대한 자금과 조직을 가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지난 시절처럼 정치자금을 만들 수 없다. TV방송도 더 이상 여당후보에게 혜택을 주지 못한다. 때문에 병역파문 등으로 이대표의 이미지가 실추된 후 자금이나 조직, 여론조작으로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상당히 어려운 것이다.

또한 신한국당 지도부의 정치력부재, 이대표 측근들의 정치적 미숙함, 여권 중심축의 세력약화, 경선 낙선주자들의 분파적 행동 등도 난기류 급속확산의 원인들이다. YS나 DJ의 경우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측근들의 단결 등 확고한 세결집, 탄탄한 지역기반으로 돌파해 왔다. 그러나 이대표 주변은 다르다. 이대표 자신의 정치적 기반이 약한데다 대선 이후의 정치적 이해를 고리로 모여든 사람 일색이어서 결속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러나 여권에도 비장의 카드가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다. 「여당불패」의 신화가 바로 그것이다. 이들은 「여당불패」의 신화는 안정론과 맞닿아 있으므로 선거막판에 위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높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이대표 진영이 보수세력의 연합, 대통합의 정치, 전직대통령 사면을 제기하고 나온 것도 국민저변에 깔린 안정심리를 자극하려는 「여당불패」 신화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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