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동력로·핵연료개발사업단(도넨·동연)은 76년 설립된 이후 일본의 핵개발사업을 주도해 온 과기청산하의 특수법인이다. 핵연료의 재활용을 고려해 가면서 「몬주」 「후겐」 등 새로운 원자로를 개발·가동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도넨은 최근 계속된 사고로 곤경에 빠졌었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지난달 26일 이바라키(자성)현 도넨 도카이(동해)사업소에서 수십년에 걸쳐 저준위의 방사능폐기물을 엉터리로 보관해 온 것이 밝혀져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동안 도넨의 사고를 접할때마다 「이럴수가」라는 말만 연발하던 일본사람들은 이번에는 아예 질렸다는 표정으로 말을 삼가고 있을 정도이다. 언론에 의해 드러난 실태는 이렇다. 저레벨 방사성 폐기물이 드럼통 2,000통에 넣어져 30년간 지하저장소에 보관돼 왔는데 빗물이 고여 드럼통이 부식하고 물이 오염돼 땅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사실은 이미 10여년전 과기청에 보고됐었다. 도넨이나 과기청이나 모든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대로 방치해 온 것이다. 최근 도넨이 일으킨 사고를 돌이켜 보면 우선 95년 발생한 고속증식원형로 「몬주」의 나트륨 누출사고를 들 수 있다. 또한 지난 3월에는 이바라키현 핵연료 재처리시설 폭발사고가, 4월에는 후쿠이(복정)현 도넨 신형전환로원형로 「후겐」의 트리튬(삼중수소)누출사고가 이어졌다. 일련의 사건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었던 것은 늑장보고와 사실의 은폐이다.핵발전에 관한한 선진국에 속한다. 특히 저준위 방사능폐기물 처리 수준은 세계 정상급으로 알려진 나라이다. 그럼에도 이런 사고가 연발하는 것은 핵정책이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비밀주의적으로 수행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핵은 인류에게 없어서는 안될 소중한 동력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전제는 원자력시설로부터 나오는 핵폐기물에 대한 처리가 완벽하게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핵발전소 건설과 운영을 둘러싸고 시끄럽다. 핵정책 당국은 반대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이기적인 사람으로 몰것이 아니라 그전에 정말로 우리 핵정책이 안전하게 수행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야 할 것이다.<도쿄>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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