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벨트 미착용 파파라초 맹추격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사고 원인과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아직까지 최종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으나 당국의 중간발표와 관계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번 사고는 음주운전에 과속, 안전벨트의 미착용, 파파라초들의 맹렬한 추격이 복합적으로 얽혀 일어난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우선 사고당시 운전자가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1일 프랑스 검찰은 사망한 운전자의 혈액분석 결과 『음주상태가 범죄수준이었다』고 발표했다. 검찰 관계자들에 따르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법정 허용치 0.5g/ℓ의 3배가 넘는 1.75g/ℓ(포도주 10잔 분량)였다는 것이다. 리츠호텔의 보안부책임자로 밝혀진 운전자 앙리 폴은 사고당일 퇴근후 집에 있던중 급히 호출당해 운전을 맡게 됐다. 호텔의 정식 운전기사들로 하여금 호텔앞에 진을 치고 있던 파파라초들의 유인작전으로 몇대의 리무진들을 차례로 몰고 나가게 한 후 앙리 폴을 불러 운전을 맡긴 것이다.
또한 사고당시 승용차는 무려 200㎞에 육박하는 속도로 터널속을 질주하고 있었다. 수사당국은 아직까지도 『매우 빠른 속도였다』라고만 밝히고 있으나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시속 196㎞였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이같은 비정상적 운행상황에 파파라초의 오토바이들을 따돌리기 위한 신경전까지 벌어지면서 아차하는 순간에 세기의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당시 파파라초들의 오토바이는 10∼15대에 달했다는 것이 목격자들의 일치된 진술인데 정확한 정황에 대해서는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다이애나와 함께 숨진 애인 도디 알 파예드측의 변호사는 『여러대의 오토바이들이 사고차량 앞에서 지그재그로 달리고 있는 것을 백미러를 통해서 분명하게 목격한 증인을 확보하고 있다』며 파파라초들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수사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당시 오토바이들이 사고차량에서 상당히 뒤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다이애나의 승용차가 바짝 쫓아오던 오토바이들을 제치기 위해 터널앞에서 순간 급피치를 올렸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당시 뒷좌석에 있었던 다이애나와 파예드는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고 앞좌석의 경호원만이 유일하게 안전벨트를 맨 덕분에 살아 남았다. 당초 벤츠 600S로 알려졌던 사고차량은 벤츠 280S로 밝혀졌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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