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불안하다. 불황의 지속으로 투자 및 소비 등 수요가 줄어들어 물가가 안정되어야만 정상인데 시중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자금방출의 확대, 환율의 상승, 불가피한 외자유입의 증대 등 통화팽창과 수입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그렇게 될 것 같지가 않다. 방심하면 경기는 그것대로 살아나지 못하면서 물가만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불황속의 물가고) 현상이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것이다.정부도 물가안정에 대해서는 각별히 유의해 오고 있는 만큼 나름대로 대책을 세워 가겠지만 대통령선거를 눈 앞에 두고 있어 정치논리에 지배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우려되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예산긴축 등 총수요 억제 정책 등을 관철해야 한다. 정부가 선심성 정책 등 정치적 요구를 거부하는데 성공한다 해도 물가안정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9월의 추석물가안정에 성과를 거두어야 한다. 올해도 예년처럼 쌀·쇠고기·조기·목욕료 등 20개 품목에 대해 수급 및 가격안정대책을 세워놓았는데 실효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예년에는 사뭇 의례적인 대책으로 끝난 감이 없지 않다. 정부의 영향력에도 한계가 있고 더욱이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하는 추세에 따라 정부 자체가 간섭을 자제하고 있는 만큼 추석은 물가상승의 시즌으로 돼왔다. 곡물·생선·채소·육류·과일·주류 등 제수용 및 선물용 식품을 비롯한 생필품과 의류, 일반용품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생활소비품목들의 가격이 오르곤 해왔다. 올해는 대목경기의 전망이 나쁘다고 하는데 바가지 가격이 없어야겠다.
물가를 위협하는 것은 또 있다. 공공요금의 인상이다. 의료보험수가(평균 9%), 우편요금(평균 11.4%), 시내전화요금(8.2%), 공중전화(10.6%)요금이 지난 1일부터 올랐다. 휘발유가격도 곧 ℓ당 818원내지 819원으로 지난달보다 15원내지 18원이 오른다. 환율과 원유가격상승 때문이라고 한다.
8월말 현재 소비자물가상승은 연 4%로 적어도 지수로는 안정세다. 그러나 연말까지 연 4.5%의 안정목표를 지키기는 쉽지 않다. 물가안정에 최대한 역점을 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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